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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술이 필요해(1)

육아 중 순간의 선택들

두 아이를 육아를 하다보면 육아의 행복감 이면에는수시로 여러 가지 고민들이 생겼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아이들을 대해야 하지?’, ‘두 아이들 의견이 완전 다르네.’ 같은 고민들이다. 물론, 바쁜 상황이라 임기응변식으로 갈등을 해결해보지만 나중에 다시 재발한다. 아이가 하나였을 때는 한 아이만을 위한 다소 예민하고 일방적인 육아였다. 아이가 둘이 되어 성향이 다른 두 아이들을 돌보니 두 배 이상 늘어난 육아와 가사, 감정의 소모로 빠르게 지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휴직 당시 8살이 된 첫째, 5살이 된 둘째는 이제 매우 잘 뛰고, 놀고, 서로 싸우기도 한다. 집콕 육아를 하다가 둘이서 잘 놀며 가끔씩 서로 챙겨주는 모습을 볼 때면 대견하고 기특하다. 하지만, 집 밖으로 잠시 나올 때면 상황이 달라진다.

첫째는 밖으로 나오면 동생하고 놀기보다 또래 친구를 만나서 같이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놀이기구를 이용한 놀이보다 친구들과 꼬리잡기 같은 ‘경찰과 도둑 놀이’,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단체 줄넘기’ 등을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

둘째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노는 법을열심히 배워나가는 아이라 모든 면이 서툴다. 가끔 같은 원의 친구를 만나도 어색해 하고, 인사하는 법도 어설프다. 집에서 제일 재미있게 놀던 누나와 놀고 싶으니, 누나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기가 일쑤다. 하지만, 누나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고 호응도 해주지 않으니 제 풀에 꺾여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지친 채 나에게 다가와 안기기도 한다.

둘째에게 아빠랑 놀자고 해도 누나랑 놀거라며 울음을 멈추고 다시 누나 추격전이 시작된다. 누나를 따라가며 뜀박질 하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은가 싶다. 두어 번 누나 추격전에 실패를 하고 나면 이내 곧 집에 가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한 누나는 조금 더 친구들하고 있고 싶다고 하니 난감한 경우가 자주 생긴다. 혼자 두기에는 무언가 불안한 시기들.

첫째를 달래줘도, 둘째를 달래줘도 둘 중 하나는 불만이 늘 있는 것 같다. 몇일 전, 첫째에게 우리들 보다 약하고 어린 둘째를 좀 더 배려해주자고 하니 첫째가 나에게 말했다. “아빠는 내 마음도 모르면서!”라며 삐진 채 방 안으로 휙 들어가 버렸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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