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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중 노력하는 것(1)

자랑이면서도 자랑도 아닌 아빠 육아휴직

2024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나의 인생에 있어서 두 번째 아빠 육아휴직 후 열심히 일상으로 돌아가 열혈 회사원이 되었다. 첫 번째 육아휴직은 서먹서먹한 관계였던 첫째 아이와 친해지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 육아휴직은 자주 아픈 둘째를 돌보기 위한 마음이 컸다. 물론, 아내가 출산으로 인해 단절될 뻔한 경력유지를 위해서 일터로 돌아가고자 했고, 그 의지를 전폭 지원하고 싶기도 했다.

나는 육아휴직 일상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가족이나 남들에게는 육아휴직을 자랑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친지 가족들 중에는 ‘아빠가 무슨 육아휴직을 하니?’, ‘아빠는 돈을 벌어야지’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해주는 분들이 아직도 계신다. 좋은 회사 만나서 남들은 사용하기 어려운 육아휴직을 두 번씩이나하고 있는 모양새도 한 몫하고 있으니 묘한 시선을 자주 받곤 한다.

일생활 균형(워라밸)을 위해서 나름 열심히 노력을 해보았지만, 뾰족한 답이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아빠 육아휴직. 2010년에 전국에 달랑 819명(고용노동부)이었던 희귀동물 수준의 아빠 육아휴직자가 2023년에는 35,336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독박 육아가 아닌 함께 육아를 하려는 아빠들의 모습이 기쁘면서도 반갑기도 하다.

하지만, 수입 감소로 인한 경제적 부담, 회사 내 불이익을 우려 육아휴직을 주저하는 남성은 여전히많다.또한, 대기업 및 공공기관 위주의 제도이고, 임금근로자의 80%인 중소기업 근로자의 저조한 이용률, 프리랜서 등 제도의 사각지대가 많다는 기사들을 볼때면 맞벌이 시대는 오래 전에 왔지만 ‘맞돌봄 시대’는 아직 멀었구나 싶다.

육아라는 것. 아이의 탄생과 축복, 행복과 함께 오는 무한한 책임감. 부모의 숙명이지만, 자연스럽게 한쪽 부모가 전담하게 되는 육아라이프들.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게 책임감을 전가하게 되며, 수면위로 드러나는 부작용들.

기사 등을 볼 때면 결국은 부모로 귀결된다. 맞돌봄으로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사회가 빨리오면 좋겠지만, 여러 사회 경제적인 면에 비해볼 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인생의 목표가 ‘돈’이라는 기사도 보았는데, 돈을 벌기위해서도 맞벌이는 필수가 된 요즘.

아내의 육아 중압감을 덜고, 아빠로써 책임감을 더해보려고 했던 두번의 육아휴직. 아이가 미래에 잘 클지는 사실 알 수가 없다. 잘 커주면 좋겠다. 지금 찬란하게 빛나는 아이들의 순수의 마음과 세상 속을같이 공유했던 그 시간들, 황홀한 찰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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