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하면서 노력하는 것
육아휴직을 하면서 항상 복직 후를 걱정했다. ‘내가 하던 업무를 이어서 할 수가 있을까?’, ‘복직 후에 바로 발령이 나진 않을까?’ 등 주로 일과 관련된 걱정들이다. 육아휴직은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승진에 대한 큰 미련도 버렸다. 나를 대신해 열심히 일한 직원이 근평이 더 좋아야 마땅하니까. 주위에 육아휴직 후 결국 회사를 관둔 아빠들 사례를 볼 때면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곤 했다.
복직 후를 스스로 대비도 하고, 육아휴직을 낼 수 있게 해준 회사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휴직 중에 늘 노력하는 것이 있다. 아빠도 낼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인 육아휴직 제도인데 고마움까지 느낄 필요 있냐고 묻는 분도 있다. 아마도 면담했던 날 나에게 건넨 부장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감동을 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첫째로는 ‘회사에 좋은 인상을 남기자'이다. 조금이라도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있다면 말이다. 휴직 선언 후 일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지만, 나의 업무는 완벽히 마무리를 했었다. 휴직 중에도 수시로 회사와 연락을 하여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려보고, 만남도 가끔 가지니 복직 후의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기도 한다.
또한, 휴직에 들어가기 전 업무 인수인계서를 빼곡히 작성하였다. 우리 회사는 업무의 변경으로 인수인계서를 작성하게 되면 A4 1~2장으로 형식상 작성하고 떠나는 문화가 있었지만, 언젠가 나를 대신할 후임자를 위해 책 한권 수준으로 상세히 작성을 하여 찾아보기 쉽게 만들었다. (훗날, 후임자가 나의인수인계서를 바이블처럼 여기며 생활했다고.)
두 번째로는 ‘진심을 다하는 육아를 하자’이다. 육아를 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늘 생각한다. 육아휴직 기간 다른 공부를 하거나, 개인적인 이직의 준비기간으로 활용하는 등 악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하지 않았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육아휴직을 낸 이유가 있었기에, 아이와 온전히 친해지려고 노력하였다. 억지로 육아를 한다는 마음이 생겨버리면심신이 금방 지쳐 ‘아빠육아’가 아닌 ‘아파육아’로 변할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매일 육아일기를 쓰자’이다. 두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너무 아까워 매일 A4 한 장정도 분량의 일기를 쓴다. 아이들이 잠든 후 일기를 쓰면 집중도 잘되고 차분해짐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낮버밤반(낮에는 버럭 밤에는 반성)하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나에 대한 기록도 남긴다. 또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이들의 유아기를 사진과 글로 직접 남겨보며무한한 행복감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런 버릇들이 지금의 브런치에 글을써보는 내 자신이 된 것일지 모르겠다.
2025년 새해, 아직까지도 남들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아빠 육아휴직 제도. 복직 후를 걱정하며 스스로 무언가를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누구나 일 생활 균형을 위해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는 ‘맞돌봄 시대’가 빨리 도래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