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것이 7월 5일이니, 이제 거의 만 6개월을 브런치 작가로서 활동했다.
비록 아직도 구독자 수가 100명을 넘지는 못했지만, 글은 총 100편을 넘어섰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좋은 일도 있었고, 생각지 못한 도전과 성취를 경험했다. 이번에는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스스로 변화한 점을 간략하게 적어보려 한다.
글쓰기를 매일 올리며 스스로 한 약속을 꾸준히 지켜가고 있다.
나는 별려놓은 약속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지키려 노력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성격 덕에 글을 올리는 일이 하나의 일상적인 의식처럼 자리 잡았다.
주 3회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로 한 약속을 계속 이어가며, 나 자신이 '기록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기억들이 조금씩 더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실감한다.
예전에는 희미하게만 남아 있던 순간들이 글로 풀어지며 더 선명해지고, 그때의 감정과 생각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잊혔다고 생각했던 기억도 기록을 통해 다시 나를 찾아오고, 지나친 순간들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기록은 단순히 지나간 시간을 붙잡는 행위가 아니라, 그 시간을 새롭게 이해하고 나를 돌아보는 과정이 되고 있다.
브런치를 하며 가끔씩 댓글로 소통하는 분들이 생겼다.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나처럼 히키코모리였던 사람에게는 꽤나 큰 변화다.
물론 아직 오프라인까지 이어지는 관계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내 글을 읽고 공감하며 댓글을 남겨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타인의 피드백을 들으며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얼마 전 열린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느꼈다.
조회수나 '라이킷' 수가 많지 않더라도, 글의 주제와 참신함, 적절한 글솜씨가 있다면 브런치북 페스티벌에 당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실제로 몇 달 전 나의 글 중 한 편이 [틈]에서 언급되었을 때 느꼈다.
그 글은 조회수나 '라이킷' 수가 낮은 편이었지만,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큰 격려였다.
비록 메인에 올라가지 못해 조회수나 반응이 많이 늘지는 못했지만, 그 경험은 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만의 '뾰족한' 부분을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다.
세상은 나 같은 '패배자'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의 승리를 이끌 방향성을 찾는 것이 우선임을 알고 있다.
내년에는 더 나은 글을 쓰고, 스스로도 더 성장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단순히 내 만족을 위한 글을 넘어, 남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꼭 브런치북 콘테스트에 당선되어 나만의 책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날이 오면, 지금의 내가 무척 자랑스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