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브런치를 보는데 새로운 느낌의 알람이 있었다.
평소 인스타그램에서 접하는 브런치 작가님들 덕분에, 글이 다음 메인에 소개될 수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내 글이 언급되었다는 사실을 들으니 조금 두근거렸다.
알림을 클릭하니 나의 글이 이렇게 포스팅 되어 있었다.
https://brunch.co.kr/@markvii/13
며칠 전에 갑자기 뜬금없이 이 글에 좋아요가 눌리기는 했었다. [틈]에 언급된 건 알람이 켜진 직후이니 그 영향은 아니었을 것이고 연말을 맞아 '기부'와 관련된 키워드의 검색량이 늘어서 생긴 결과인 것으로 보이기는 했다.
그래도 누군가가 내 글을 선택했다는게 기분이 좋았는데. 대체 누가 내 글을 선택했는지 궁금해서 [틈]을 찾아보고 더 찾아보았다.
틈에 대한 설명을 보니 이렇게 적혀있었다.
브런치스토리팀 에디터가 지금 공유하고 싶은 동시대인의 이야기 혹은 함께 생각하면 좋을 주제를 선정하고, 해당 주제와 연결지어 읽으면 좋을 콘텐츠들을 요일별로 큐레이션해 제공했습니다.
최근에 시작한 프로젝트인 줄 알았으나 이번이 '시즌 2'였다.
[틈]이란?
병아리가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듯, [틈]은 작은 균열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브런치스토리팀의 콘텐츠 큐레이션 공간입니다.
시즌 1에서는
'인생 조언', '인간 관계', '커리어'를 중심으로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지혜를 담은 글들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시즌 2에서는
브런치 작가들이 큐레이터가 되어 직접 엄선한 콘텐츠를 소개하며, 시즌 1의 인기 큐레이션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브런치북으로 발간된 시즌 1의 주제들을 통해 과거의 큐레이션을 돌아보고, 다가올 시즌 2에서 새롭게 열릴 관점을 기대해 보세요.
보아하니 몇몇 글은 다음 메인에도 올라가는 것으로 보이나. 슬프게도 나의 글은 다음 메인에 올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뭐 변한거 있냐고요?
구독자 수도, 조회수도 전혀 늘지 않았다.
좋게 말하면 한결 같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건 다음 메인에 오르지 않았으니 그런 것일 수도 일반화 하기엔 어렵다.
결론?
다음 메인에 오르지 않는 한 딱히 홍보효과는 없다
라고 정리해볼 수가 있겠네요.
조금 비아냥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솔직히, 누군가 내 글을 선택하고 공유해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이 글을 통해 누군가가 잠시라도 내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번 경험은 단순히 글이 소개된 것을 넘어 나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누군가 내 글을 선택해 준다는 것은 단순히 운이나 키워드의 결과만이 아니라, 나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나의 인정욕구를 발견했다. 글이 언급되었다는 알람을 처음 받았을 때 느꼈던 설렘, [틈]에 대해 알아보며 내 글이 선정된 이유를 추측했던 과정, 그리고 통계와 조회수를 다시 확인하며 변화를 살폈던 모습 속에서,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나 자신을 마주했다.
놀라웠던 점은 브런치가 나 같은, 구독자 수 100명도 안 되는 작은 작가의 글도 발견하고 조명해 준다는 사실이었다. 몇 달 동안 조회수는 점점 하향세를 그렸고, 구독자 또한 늘지 않아 이제는 글쓰기를 포기해야 하나, 혹은 그만둬야 하나 하는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유명 작가나 많은 구독자를 가진 이들만이 아니라, 아직 작고 소박한 목소리를 가진 작가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깊은 감사함을 느꼈다. 유명 작가나 많은 구독자를 가진 이들만이 아니라, 아직 작고 소박한 목소리를 가진 작가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깊은 감사함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오늘, 작은 글도 충분히 가치 있을 수 있음을 배웠다. 앞으로도 꾸준히, 진심을 담아 글을 써내려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