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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븐 Dec 01. 2024

20주동안 100편의 글을 쓰고나서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고 4년동안 아무런 글도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음을 먹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20주가 넘었고, 이번주 금요일에 100편의 글을 올렸다. 사실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 블로그에 소소히 올리던 글까지 합치면 올해 올린 글만 220편 남짓 될 것이다.


주5회 글쓰기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 지난 세 달간 주 3회로 줄이긴 하였으나. 다음주부터는 다시 주 5회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무엇때문에 이렇게 글을 꾸준히 쓰고 있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모르겠다'

누가 글을 쓰라고 한 적도 없고, 그냥 어쩌다보니 글을 써왔을 뿐이다.


사실 '브런치에서 성장하기' 탭을 오래 쉬어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강박적으로 있어서 시작한 글이거든요.


브런치 이전부터 혼자 일기 형식으로 계속 글을 쓰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었다. 라고 하면 편하기도 하고 아마 내가 꾸준히 글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루틴이라는 것을 되새겨 보자면.


1. 연재 일정이 다가왔다고 느낀다.


2. 어떤 걸 쓸 수 있을지, 소재가 무엇이 있는지 하나씩 떠올린다. 에를 들면 '브런치 글 100편을 넘게 썼구나. 여기에 대한 회고를 써야겠군!' 이라는 메커니즘으로 하나씩 글을 조금씩 머릿 속에서 적어내려간다. 메모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아서 대부분 작성하지 않지만 이왕이면 메모를 하는 편이 100배 낫다고 생각한다. 난 단기 알바에 관한 글은 대부분 시간이 지난 다음에 쓰게 되었는데 이때 메모가 기억을 복구하는데 상당히 도움을 주었다. (해당 글: 단기알바 2일차)


3. '글을 쓰고 싶다!' 혹은 '써야겠다'라고 느끼면 자리에 앉는다.  앉은 자리에서 브런치에 올릴 분량만큼의 글을 다 쓴다.


4. 초고를 다 쓴 후 예약까지 해둔다. 다음날 올라가기 전 종종 수정을 한다.


이것이 전부다.






--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딱히 목표는 없었다..  '브런치 작가신청 한 것이 아쉬우니 딱 한 편만 쓰자.'라는 마음일 뿐이었다.


그래도 100편의 글이 넘는 동안. 지난 30편의 글동안 구독자가 별로 늘지 않아서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다.  '이제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야한다.'며 최면을 걸듯이 자기암시를 할 뿐이다.


그런 의지가 조금은 반영이 되었던걸까. 한동안 편당 라이킷이 20에 불과하였는데 30회가 넘기도 하고, 정성어린 댓글도 달려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일까. 브런치에서 성장하기라는 브런치 북을 열기는 했지만, 저의 구독자수는 전혀 늘지를 않았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방법을 안 것이 있다면 '다른 브런치 작가들의 글들을 보고 라이킷을 누르는 것' 그것이 가장 쉽게 브런치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았다. 가끔은 괜찮다 싶은 글이 있다면 정성스레 댓글을 단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글들은 그리 흥미가 가지 않았다. 전문적인 내용을 찾는다면 대부분 책을 보는 편이 훨씬 나았다. 브런치 북에서 잘 된 사람들도 '브런치 북 프로젝트'를 통해서 이미 책으로 발간 된 바 있으니. 좋은 글을 찾는다면 책을 보는 편이 훨씬 낫다고 꺠달아버렸다.


솔직히 무작정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가 구걸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느 순간은 글을 보지도 않고 라이킷을 누르는 일도 있었다.


'대체 왜 하는거지?'


내 글을 사람들이 봐야 할 이유를 스스로 찾지 못했고, 그러니 딱히 이런 행위로 내가 얻을 이득은 수치의 증가로 인한 자기만족 뿐이라는 생각을 드니 그만두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아직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이전 글에 적은 마지막 문단을 끌어오자면


오늘도 마찬가지다. 목표 없이 막연한 생각들을 끌어모아 대충 글을 적어내려가고 있다. 내용이 괜찮은지,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무언가를 채운다는 마음으로 타자를 두드리고 있을 뿐이다. 이 글이 나에게 어떤 위안이 될지도 모르겠고, 누군가에게 닿을 거라는 희망조차 희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있다. 대충이라도 채우지 않으면 텅 빈 화면 앞에서 내가 더 텅 빈 사람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런 비참함이라도 오늘을 견디게 하는 나의 유일한 이유다.

( '선 하나 그리기 어려운 날들'https://brunch.co.kr/@markvii/107 중에서)



이후에 브런치의 글들을 찾아보는 일들이 많이 줄었다. 흥미가 줄어버리면 쉽게도 끊는게 나란 놈이다. 그만큼 책을 보는 시간이 늘어서 더 나아졌다고 자평한다.




지금은 모호하게 목표가 다시 생겼다.


'책을 쓰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얼마 전 다녀온 카페쇼에서 제가 좋아하던 바리스타님의 책에 싸인을 받으면서였다. 유튜브로만 보던 분을 실제로 보고 그분의 커피를 맛보는 시간이 참 즐거웠다. 게속 돌아다니면서 다리가 아팠는데도 두 시간 가까이 그분의 진행과 커피를 기다리며 서있었다.


인스타 감성이 아닌 오로지 '커피'만을 주제로 낸 책이 잘 팔리지는 의문이 들긴다. 커피를 주제로 다루는 유튜버들은 대부분 조회수가 신통치 않으니까. 다행히 걱정은 기우였는지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오르고 2쇄까지 찍었다고 들었다. 다행인 일이다. 그러면서 나도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는 책을 쓰겠다는 욕망이 분명하게 있었다. 아마 중학교 1-2학년 때였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판타지 소설'을 쓰려고 했었다. 웹소설 감성이랑 좀 비슷하지 않을까 싶지만, 한 번도 웹소설을 찾아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판타지 소설을 본 적이 그리 많지는 않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정도가 끝이다. 당시 보던 만화책 '강철의 연금술사' 같은 이미지를 상살하면서 썼다. 그림에는 영 소질이 없으니 소설로 써보는 편이 더 가능성 있어 보였다. 


금방 그만두었었는데, 그때 한 페이지 이상 쓰는게 너무 힘들었다. 아니 힘든게 아니라 그 이상 나올게 없었다. 그때 나는 책을 쓰기에는 한참 모자란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포기했다.


그러다 브런치 글의 갯수를 100개 채우면수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편에 2천자 정도의 글을 100편 이상 작성했다면, 충분히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분량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방향 설정을 제대로 한다면 책을 충분히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브런치의 차가운 현실을 살펴보면 좌절하기를 반복한다.


직업이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것처럼, 글의 방향성도 모호한 지금. 하지만 모호함 속에서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여전히 나는 찾고 나아갈 길과 머무를 장소를 찾는 중이다.


정답이 아닐지라도, 고심 끝에 회심의 오답이나마 내놓을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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