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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Ryu 제이류 Oct 23. 2019

니스_ 제임스 조이스가 머물던 그곳

Chapter 01; 프렌치 리비에라 French Riviera 문학여행

(전편에 이어, 니스에 머문 작가들의 자취를 따라가 보자)








제임스 조이스가 묶었던 니스 해변가/종이에 펜



니스. 파도 소리를 따라간 아침 산책길.

영국의 소설가 조이스가 묶었던 호텔과 #NICE라는 활자 모양의 커다란 빨간 조형물이 니스 해변의 끝자락에 눈에 띈다. 역사적 장소와 현재의 유행(#태깅)이 공존하는 니스.  




제임스 조이스/종이에 펜



제임스 조이스는 시력에 문제가 생겨 니스에서 집필에 실패한다. 그는 한 달도 안되어 니스를 떠나야 했다. 한쪽 눈을 검은 안대로 가린 그의 초상화와 사진들이 그 사실과 서로 엇물리며 떠오른다.


저 멀리 조이스가 묶던 호텔이 보였다


니스 성 옆에 자리한, 조이스가 묶었던 호텔, Hotel Sussie / 종이에 볼펜 2017


제임스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나 또한, 브라운 대학에서 문학 수업을 들으려 했을 때 수업용 도서로 사놓은 그 책이 수강 취소하며 손에 남았다. 그렇게 영문으로 읽기를 시도하다 난해하여 중간에 접었다.



호텔 정면에 제임스 조이스가 1922년 10월에 머물렀다고 적혀있다.

조이스가 머물던 호텔 옆, 니스 성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른다. 둥그런 테라스에 서서, 호텔 쪽을 내려본다. 푸른 바다에 보색인 주홍빛 지붕이 화사하다.


푸른 바다에 대비되는 호텔의 주홍색 지붕


호텔 Hotel Sussie의 지붕을 니스 성 발코니에서 바라본 모습/ 종이에 펜 2017


검은 고양이 한 마리. 지붕에서 햇살을 즐기고 있다. 그대로 서서, 그 풍경을 1분 동안 스케치한다. 그리는 동안 지붕 위의 검은 고양이는 사라진다. 맥없이 보았다면 지나쳤을 지붕의 디테일이 그렇게 두 눈에, 두 손에 담겼다.



니스 성벽에서 바라본 둥근 바닷가


니스 성벽에서 바라본 호텔 Hotel Suissie의 전경, 니스 해변 / 종이에 펜 2017


니스의 해변은, 봄에도 좋다. 아니, 봄이라 좋다.


삼 월, 햇살을 따사롭지만, 아직은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니스 해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프루스트가 적었듯 ‘해수욕객들이 침범한 천박한 여름’ 보다, 한적한 봄의 해변은 홀로 사색하기에 좋다.


저 멀리, 나처럼 검은 우산을 쓴 사람 하나 보일 뿐. 그는 서류가방을 들고 한없이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비 오는 날 아침에는 인적 없는 해변이, 나만을 마주 본다.


자갈을 휩쓰는 파도 소리는 머릿속 잡념을 부수어 흘러보낸다. 머릿속이, 가슴속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인간의 흔적이 적으면 적을수록 자연은 내 마음을 토로하는 데 더 많은 공간을 제공했다


프루스트의 그 문구가 그대로 실현되는 순간이다.   


 

니스 성벽에서 바라본 니스 항구


니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니 건너편 항구가 보였다. 거대한 크루즈 선은 디즈니 캐릭터로 꾸며져 있다. 떠나갈 배가 아닌, 니스 항구에 속한 무언가를 그리고 싶어 졌다.

항구의 방파제. 방파제의 거대한 돌들을 스치듯 그린다.



니스 항구 / 종이에 펜 2017



스케치를 그리며, 내가 뭘 보고 있는지 더욱 분명 해지며,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디에 있는지, 마음속에 선명하게 새겨진다.


현대 도시의 상징들. 아스팔트 길, 그 너머 자동차로 가득 인 주차장과, 포클레인. 그것들을 방파제가 둘러싸며 바다를 막아 보호한다.


바다. 인간에게 위협적인 동시에 재생의 상징. 그 위를 끝없이 오고 가는 배는 물결과 함께 어디론가 또다시 떠난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목적지까지 쉬지 않으며 분명하게 물살을 가로지른다.







(참고 도서: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루스트 2권 335쪽, 4권 421쪽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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