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생각한다

타하르 벤 젤룬 / 세상사람들의책

by 정작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한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난 지도 2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자유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해방이후 줄곧 민주주의 체제에 살고 있지만 불과 민주화를 이루기 전까지만 해도 자유를 억압당한 채 살았던 기억이 있다. 흔히들 강조하는 표현으로 반드시 필요하지만 미처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이야기할 때 공기를 떠올린다. 자유 또한 정작 누리고 있을 때는 그 가치를 모르지만 막상 자유를 침해당할 때는 그 가치가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해주는 최고의 가치임을 깨닫게 된다. <자유를 생각한다>는 아직도 제대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바치는 하나의 헌사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기념비 같은 저작이다.


이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자유와 관련된, 혹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담은 흑백사진과 다양한 현자들의 명언을 모아놓은 것이 전부다. 이런 조합을 가지고 한 권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사진을 보고 명언을 읽다 보면 200장도 안 되는 적은 분량의 책이 주는 울림에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자유라는 명제가 사유할 주제로는 너무 동떨어졌던 느낌도 들었고, 고작 몇 컷의 사진과 명언만으로 구성된 책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하고 지레짐작한 적도 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 보니 작지만 강한 책이고, 우리에게 근원적으로 존재의 가치를 던져주는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기에는, 이만한 책도 없다는 생각이 들만큼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그렇다. 이 책은 제목처럼 자유를 생각해 보는 책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다들 힘들어 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들조차도 자유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면,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이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진 속의 주인공들을 보면 자유를 위해 목숨을 잃기도 하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유를 지키기 위해 힘쓴 사람들이 많다.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인 자유가 거세당한 상황에서, 인생을 설계하고 미래를 위해 희망의 꽃을 피우기에는 너무 척박한 현실을, 비록 흑백사진으로 나마 목도하게 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가는 것 또한 축복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추천 도서이기도 한 <자유를 생각한다>는 자유를 갈망하고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사람들의 기록이자 아직도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지구촌 이웃들을 위한 한 편의 헌시(獻詩)라고 해도 좋을 만큼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는 책이다. 다수의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던지는 주옥같은 명언들은 중요한 자유의 가치를 다시금 곱씹게 만든다.


바쁜 현대 사회의 흐름 속에서 자유나 평등 같은 형이상학적인 가치에 대해 사유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공기처럼 여기며 살아가되 정작 그 가치에 대해서는 의미조차 되새기기 힘든 자유의 가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자유를 갈망하며 살아가고 있는 보이지 않는 이웃들에게 마음속으로라도 응원의 메시지 하나쯤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는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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