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늑대

땅 끝 바다가 다하는 곳까지 /사와이 신이치로(2007) / 일본, 몽골

by 정작가

칭기즈칸에 관한 여러 가지 영화 중에 단연 영상미가 압권이었던 영화이다. 비록 일본과 몽골합작으로 제작되긴 했지만 여타 영화에 비해 깔끔한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는 칭기즈칸이라는 영웅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중 최고봉이라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칭기즈칸은 주먹에 핏덩이를 쥐고 태어난다. 이는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운명이 탄생된 것임을 예고하게 된다. 칭기즈칸의 이름인 테무친은 아버지가 지어준 것인데, 용맹한 장수가 되라는 의미로 아버지 예수가이가 용맹한 적군의 장수인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칭기즈칸은 몽골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 독살된 아버지 예수가이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복수심에 불타오르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부족의 대열에서 이탈하게 된 테무친은 가족들과 함께 험난한 인생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인생은 그를 강인한 전사로 만들어주는 계기가 된다. 혼란스러웠던 시대. 부족들 간의 치열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몽골의 상황을 부족통합으로 이끌면서 테무친은 몽골제국의 칸으로 등극하게 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칭기즈칸이 탄생한 것이다.


칭기즈칸은 몽골족의 통일에 안주하지 않고, 주변으로 세력을 넓혀간다. 철옹성 같았던 중국의 성을 놀라운 전술로 함락시키고, 초토화하면서 중앙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한 제국의 군주로 성장한다. 세상을 정복하기엔 수명이 너무 짧다는 칭기즈칸의 안타까움은 후대의 대몽골제국을 탄생시킨 자식들의 눈부신 업적에 힘입어 더욱 강성한 제국의 꿈을 현실로 실현시키게 된다.


역대 어떤 영웅보다도 광활한 대지를 누비고 다녔던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는 칭호가 낯설지 않은 칭기즈칸. 그는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를 개척하며, 동서교역의 장을 열어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지금의 지구촌을 가능케 한 선진적인 혜안의 군주였으며, 통치자였다. 수많은 전쟁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무기체제를 개량했으며 독특한 군편제를 통해 합리적으로 전쟁에 대비한 군사적인 지략가이기도 했다. 유럽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동양의 영웅이자 세계적인 영웅들 중의 영웅 칭기즈칸. 패배자의 기록으로도 칭기즈칸의 업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하다. 칭기즈칸은 비록 역사의 인물로 존재하지만 그가 이룩한 업적은 인류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척박한 땅, 몽골의 초원에서 역경을 딛고, 초원의 지배자를 넘어 세계의 지배자가 된 칭기즈칸의 일대기를 통해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위대한 영웅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푸른 늑대>는 그런 칭기즈칸의 영웅적인 면면을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로 수놓고 있는 작품이다. 칸에 등극한 뒤 초원을 가득 메운 부족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바라보았던 시선은 일찌감치 광활한 세계를 바라보았던 칭기즈칸의 위대한 꿈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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