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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쉬운 아침밥을 위한 준비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밥상에 앉아야 하는 분들이라든가,

바쁘더라도 빈속으로는 집을 나서지 않는 분 들이거나.

나처럼 일어나면 밥을 먹고 처방받은 약을 먹어야 하는 등

잠에서 깨나면 곧 밥을 먹어야 하는 경우는 다반사겠다.

쉽고 빠르게, 또 설거지거리도 적게 나오는 밥상을 차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쉽게 밥상을 차린다 해서 중간 과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비용을 지불하거나 아니면 미리미리 음식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어떤 재료를, 어떻게 준비해야 손쉬우면서도 만족스러운 밥상을 후다닥 차려먹을 수 있을지, 궁리해 보자.



매일 똑같은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준비가 훨씬 쉽겠지만,

다양한 식단으로 변화 있는 밥상을 찾는 입맛이라면

다음날 아침에 먹을 식단을 미리 생각해서 이를 준비해 두어야 아침이 편하다.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서는 하루의 식사 전체를 따져봐야겠지만,

나는 매끼마다 어느 정도는 고른 영양가를 담으려 한다.

그러니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을 골고루 섭취하려는 것이다.

아침에는 쌀밥과 반찬으로 차리는 밥상보다는

누룽지, 죽, 떡, 빵 종류, 크래커, 감자, 고구마, 단호박 같은 탄수화물 식품에,

삶은 계란, 낫또, 데친 어묵, 햄이나 소시지, 육포, 치즈, 두유나 우유, 요구르트, 버터, 치즈 또는 올리브유를 곁들이고.

갖가지 채소가 들어가는 샐러드와 과일, 견과류를 더하며

커피나 차로 마무리하는 아침밥상을 선호한다.

가끔은 아침 겸 점심으로 손을 보태 푸짐한 밥상을 차릴 때도 있고.

더위로 잠을 설친 아침,

깔깔한 입맛에 두유만 홀짝이면서 날 채소만 찾는 날도 있다.

추운 겨울날에는 뜨끈하게 국밥을 데워 한 그릇 식사를 하기도 하지.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식재료 범위 안에서 종류를 바꿔가며 그때그때 형편에 맞는 재료를 준비한다.

계란은 미리 삶아둔다.

단호박은 오븐에 굽기 좋게 손질해 잘라 두고,

감자도 씻어서 깍둑썰기를 해둔다.

고구마는 얼른 구울 수 있도록 깨끗이 씻어놓지.

죽은 집에서 끓일 때도 있지만 비교적 입맛에 맞는 시판 제품을 몇 개씩 사두기도 한다.

떡이나 식사용 빵은 냉동실 또는 냉장실에 몇 가지 비축해 두고.

샐러드드레싱은 마요네즈, 올리브유, 요구르트 같은 기본재료에 레몬즙, 꿀, 간장 등등 그때그때 샐러드 재료에 맞춰서 만들어 둔다.

올리브유만 뿌려먹기도 하고,

초고추장을 찍어먹을 때도 있음.


김치, 장아찌, 피클 종류도 유용하다.

어머니 살아계실 때는 여러 가지 반찬을 해 먹느라 김치는 있으면 좋고~ 였는데.

혼자 가짓수 적은 반찬으로,

채소 반찬이 빈약한 밥상을 차리다 보니 김치 종류는 상당히 쓸모가 많더라.

갖가지 장아찌와 피클 종류도 채소 반찬 대용이 된다.

오이지나 올리브절임은 어느 음식에나 잘 어울리고.

나는 울외장아찌도 좋아한다.


물기 자박한 소고기 볶음도 유용하다.

다지거나 잘게 썰어서 간간하게 불고기양념으로 볶아두는데.

그 자체로 반찬 삼아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계란, 파를 추가해 간단한 볶음밥을 만들 수도 있다.

밥에 무생채나 멸치볶음을 넣어 함께 비벼도 맛있고.

잔치국수, 비빔국수의 고명으로도 유용하며.

김밥, 주먹밥을 만들 때도 요긴하다.


토핑을 얹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마르게리타 피자라든가,

냉동 프렌치프라이, 각종 만두, 소시지와 햄 종류, 찐빵 종류.

냉동과일과 마른 과일도 저장성이 좋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이다.

샐러드용 채소는 늘 손질해 둔다.

감자, 고구마, 단호박, 당근, 양파는 비교적 오래가며 동서양 요리 전반에 쓰이는 약방의 감초.

토마토, 사과, 브로콜리, 양배추, 상추, 미역, 오이, 옥수수콘, 참치캔과 닭 가슴살, 게맛살, 삶은 계란 같은 재료를 적절하게 조합하면 식사로 먹을 수 있는 든든하고 다양한 샐러드가 된다.


미역국, 맵지 않은 육개장, 시래깃국 같은 국을 끓여두거나 레트로트 국을 사두고.

추운 겨울에는 국물이 있는 순두부를 종종 먹는다.

뜨끈하게 데워 후후 불면서 한 술 한 술 떠먹으면 몸이 따뜻해지지.

여행의 동반자 분말 또는 블록 형태의 인스턴트 국물이나 수프는 집에서도 가끔 이용한다.

레트로트나 냉동식품, 인스턴트제품은 나날이 기술이 좋아지고 있다.

멸치볶음, 장조림, 오징어 채 볶음, 연근 조림 같은 밑반찬은 국물 음식에 곁들여 먹기 좋지.

시리얼은 거의 먹지 않는다.

대신 바삭한 누룽지나 볶은 현미 또는 귀리를 가끔 우유나 두유에 말아먹기는 한다.



먹는데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과 에너지가 커서 알약 하나로 식사가 해결되었으면, 바라기도 하지만.

먹는 즐거움은 우리 인생을 지탱하는 한 축이 아닐까?

밥상을 차리고 치우는 일은 수고스럽지만,

그 수고로움이 밥상에서 즐거움으로 바뀌고

우리 생명을 지탱하는 마법을 일으키니.


기분 좋게 아침밥 잘 챙겨 먹고,

우리 씩씩하게 하루를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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