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어렵지 않아

혼자 살아요

by 기차는 달려가고

요리는 어렵다고들 하지만.

집에서 매일 먹는 보편적인 음식 만들기는 대부분 어렵지 않다.

손이 가고 시간이 걸리며 뒤치다꺼리가 귀찮기는 하지.

하지만 직접 음식을 하면 무엇보다 본인 입맛에 맞출 수 있고,

음식하고 먹고 치우는 동안 머릿속이 무념무상이 된다.


마음을 꽉 채우던 걱정거리나 얽히고설킨 복잡한 문제를 뒤로 하고

맛있게 밥을 먹고 치우다가 의외로 띵똥, 해법이 빼꼼 내 앞에 나타나기도 하지.



동서양 할 것 없이 요리란

그 땅에서 나는 재료를 손질해서.

날 것으로 또는 익혀서,

더 맛있도록 양념을 더하는 게 요리의 기본 방식이더라.

어느 나라나 지역에 따라 음식 재료에는 차이는 있지만,

끓이고 삶고 볶고 굽고 튀기는 조리 방식은 비슷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본 조리방식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거나.

항상 일관성 있는 맛을 내고 시간과 온도를 적절하게 처리하여.

특히 섬세하고 예민한 미각까지 충족시키겠지만.


혼자 사는 사람은 단순한 조리법 몇 가지로 일상적인 밥상은 충분히 차려낼 수 있다.

단, 시간을 내고 정성은 들여야지.

과정에 집중하고 조급해하지 말자.



우선 날 것으로 먹어볼까.


재료는 깨끗이 씻고 깔끔하게 손질하자.

음식에 따라 자르는 크기가 다르다.

정성스러운 손질이 요리의 시작이다.


서양의 샐러드는 식재료 사용에 폭이 넓다.

푸른 잎채소. 뿌리채소, 과일, 버섯, 미역, 콩도 좋고.

치즈, 소시지, 햄, 계란, 해산물이나 고기 등등,

폭넓게 여러 재료들끼리의 조화를 고려한다.

드레싱은 올리브유 또는 마요네즈, 생크림, 요구르트에 식초 같은 신 맛과 설탕 같은 단맛, 소금이나 간장 같은 짠맛 또는 겨자 같은 매콤한 맛, 견과류의 고소한 맛을 입맛대로 섞는다.

재료 사용이 자유롭고 폭이 넓다.


초고추장이나 기름, 양념간장 같은 우리 전통 양념도 물론 재료와 잘 어울린다.

어차피 맛 좋으라고 양념하는 것이니 동서양 출신을 따질 일은 아니다.



이번에는 익혀보자.


먼저 물로 익히기.

데쳐서 식감과 맛이 좋아지는 채소 종류가 많다.

브로콜리, 당근, 청경채 등등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오징어나 주꾸미도 데친다.

데친 재료는 그냥 먹거나 양념을 더하거나.

여기서 발전하면 육수에 채소와 두부, 해산물, 얇게 저민 고기를 데쳐서 양념에 찍어먹는 샤부샤부가 다.


물에 삶는 방법이 있다.

감자는 삶으라고 농부께서 말씀하셨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같은 고기 종류는 푹 삶아서 먹고.

국물은 요리에 이용한다.

계란도 끓는 물에 풍덩, 익힘의 정도를 시간으로 조정하고.

민어는 푹 삶아서 몸보신한다.

바지락이나 꼬막 같은 어패류는 물을 넣고 적당히 끓이면 특별한 조리를 더하지 않아도 맛있는데.

해감을 잘해야 하고 익힐 때 열의 세기와 시간 조절에 주의해야 질기지 않고 야들야들하다.

무엇이든 삶을 때는 소금, 술, 마늘, 양파, 월계수 잎, 통후추 같은 재료를 넣어서 비리거나 떫거나 하는 안 좋은 맛을 없애는 게 관건.


국수도 삶아보자.

국수 삶기는 약간의 숙련이 필요하더라.

끓는 물에서 적당하게 익히고 꺼내어 흐르는 찬물로 비비면서 씻어야 꼬들한 식감을 내고,

밀가루 풋내를 잡을 수 있다.

삶은 국수에 육수를 붓고 고명을 얹으면 잔치국수.

고추장 양념장과 채소를 넣어 비비면 비빔국수.

굵은 국수로는 칼국수를 끓일 수 있고.

펄펄 끓는 육수에 밀가루 반죽을 떼어 넣으면 수제비다.


국수 삶기를 마스터하면 볶음국수나 파스타 종류도 쉽게 만든다.

채소와 고기 또는 해산물을 간장 양념으로 볶다가 국수를 넣거나.

토마토소스 또는 크림소스에 볶거나.

마늘을 넣어 올리브유로만 볶는 알리오 올리요가 있음.



증기로 찌는 방법이 있다.

작은 전기찜기를 잘 이용하면 자취러는 계란, 만두, 채소 등을 간편하게 쪄먹을 수 있다.

아니면 그냥 냄비에 찜기를 얹으면 된다.

만두, 호빵, 단호박, 밤.

쪄먹는 음식도 많지.

생선, 채소도 찌는 편이 맛있는 종류가 있다.

냄비에 찜기를 얹고 물이 펄펄 끓을 때 손질한 재료를 올려서 뚜껑을 덮고 적당한 시간 쪄내면 끝.

다만 익히는 시간에 노하우가 있다.

고구마도 삶기보다 찌는 편이 더 달더군.

찌는 방식에 익숙해지면 어린 부추를 쪄서 양념장과 먹거나,

양배추, 청경채 같은 채소에 더해

나물과 고기, 해산물을 찌는 요리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오징어는 물 없이 팬에 그대로 올려놓으면 자체 수분으로 익는다.



팬에 굽는 방법이 있다.

불에 구운 생선이나 고기면 더 바랄까.

팬을 달궈 기름을 뿌리고 모든 고기, 모든 해산물, 거의 모든 열매와 뿌리채소를 올려서 익히면 .

내 경우 팬에 뚜껑은 덮지 않는 편이 낫더라.

새우 소금구이 경우 뚜껑을 덮으면 습기 때문에 눅눅한 느낌이 있어 나는 뚜껑 없이 굽는다.

생선은 내장과 피를 잘 씻어내고 비늘을 벗겨서 밀가루를 묻혀 굽는다.

굵은소금을 툭툭 뿌려주거나.

팬 위에 종이 포일을 깔고 구우면 뒤처리가 쉽다.

단, 구이 음식은 특히 냄새가 심하고 주변에 기름이 많이 튀니 환기와 뒤처리에 주의할 것.


팬을 쓴 김에 돈가스도 해볼까.

나는 집에서 튀김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판되는 돈가스, 치킨가스, 생선가스를 사다가 팬에 기름을 넉넉히 넣고 지져낸다.

만두도 기름에 지지면 군만두.

삶은 감자가 남으면 큼직하게 잘라서 기름을 넣어 달군 팬에 굽지.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온 삶은 감자는 기름에 익히지 말라는 내용을 어디선가 봤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기름 두른 팬을 쓰기 시작했다면 각종 전들, 부침개 종류까지 다 온 거다!

밀가루에 물, 소금만 넣고 반죽해서 좀 두었다 얇게 밀어 얇은 빵처럼 구워낸다.

브리또처럼 다양한 재료를 안에 넣어 돌돌 말아먹는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걸쭉하게 저어서 달군 팬에 지진다.

이것에 이런저런 재료를 넣어 돌돌 말아내면 밀전병.

메밀로 지지면 메밀전병.

부르는 이름만 다르지 비슷한 음식이 전 세계에 있다.


채소, 고기, 해산물, 김치...

각종 재료를 밀가루 반죽, 메밀가루 또는 전분 반죽에 넣어 잘 섞어서 기름에 지지면 부침개.

각 재료를 밀가루로 덮어서 계란물을 입혀 지져내면 전.

개인적으로 전 종류가 우리나라 음식 중에서 제일 만들기 쉽다는 생각이다.

준비와 마무리에 손이 좀 가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전만큼 다채로운 재료로 쉽게 만드는 맛있는 요리도 많지 않을걸?

전으로 대표되는 명절 음식이 맛이 없다면,

그건 음식을 맛없게 만들어서 그런 거다.

전은 죄가 없음.



여기까지만 할 줄 알면 잔치상도 차릴 수 있다.

랄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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