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도 잡곡

음식에 관한 단상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혼자 살면서 잡곡 먹기는 쉽지 않다.

쌀밥 해 먹기도 어려운데 누가 잡곡까지 구비하겠는가.

하지만 정제된 백미, 백설탕은 몸에 좋지 않다고 한다.

흰 설탕의 경우, 시중에서 파는 달고 단 음식들에 이미 어마어마하게 첨가되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드니 건강 때문이 아니라도 잡곡이나 통곡이 더 맛있어졌다.

특별히 수고하지 않아도 약간 마음을 쓰면 일상생활 중에 잡곡과 통곡을 먹을 수 있다.



* 밥


내게 완전한 현미밥은 소화에 부담되더라.

발아현미나 칠분도미로 밥 한다.

식감이나 맛이나 또 밥을 짓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누룽지를 즐겨먹는 나는 현미나 보리쌀이 들어간 누룽지가 더 고소하다.

뜨거운 물을 부어 또는 끓여서 아니면 두유에 말아먹는다.


잡곡 여러 가지를 사면 소포장이라도 다 먹는데 오래 걸려서 한 번에 한두 가지만 사용하는데.

좁쌀을 넣은 밥은 노르스름 예쁘고 팥밥은 점점 맛있어진다.

아니 글쎄 손이 많이 가는 담백한 팥죽도 참 좋아지고 말았다.

여름에는 보리밥이 좋음.



* 빵이나 과자나 떡으로


이제는 밍밍한 흰 빵 보다 잡곡빵, 호밀빵, 통밀빵이 더 구수하니 맛있다.

따뜻하게 데워서 버터, 치즈, 햄을 곁들이는데 때때로 샌드위치도 만든다.

크림치즈를 발라도 좋음.

시큼하고 검은 호밀빵은 버터 듬뿍 올려서 홍차와 먹으면 흰 눈 쌓인 타이가 지대, 광활한 러시아의 대지가 막 상상되더라.

빵 대용으로 먹는 크래커도 역시 통밀이나 호밀로 만든 것들.


떡도 현미로 만든 가래떡이나 절편을 주로 먹고.

쑥, 모시잎을 넣은 떡, 팥앙금이나 콩고물로 버무린 떡을 찾는다.



* 부식 또는 주식 대체


간장에 조리는 콩자반은 어릴 때는 싫어했는데 이제는 입맛에 맞는 반찬.

젓가락으로 한 알 한 알 집어먹으면 재미도 있지.

밤맛이 나는 병아리콩은 푹 삶아서 그냥도 먹고 샐러드에도 넣는다.

콩 삶기가 부담스럽다면 통조림도 있다.

곡물로 사면 가격이 저렴하고 밥 대용이 가능하다.


가끔 두부를 데치거나 구워, 또는 순두부를 끓여서 밥 대신 반찬들과 먹는다.

콩을 발효한 낫토는 양에 비해 속이 든든하다.


집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밀가루도 통밀가루 한 봉지씩 사둔다.

전 지질 때, 부침개 할 때, 생선에 묻혀 굽고, 밀전병을 지져 브리또처럼 속재료를 넣어 말아먹고.

모두 통밀가루로 해결한다.



* 간식


흰 콩을 물에 불려서 두꺼운 팬에 기름 넣지 않고 볶으면 손이 자주 가는 담백한 간식이 된다.

봄에 나오는 껍질콩은 그대로 쪄서 콩알을 발라먹는다.

풋풋한 봄의 맛.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전도 담백하니 맛있고.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고.

시원한 미숫가루나 따끈한 율무차는 음료로 간식으로 훌륭하지.

비상식이 필요한 여행가방에 들어가는 품목이다.


물은 보리차를 늘 끓여두고 메밀차 티백도 자주 산다.



음식은 맛도, 재료도 다양하게 먹자는 주의라 잡곡도 꼭 찾아 먹는다.

맛있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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