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게 감자

음식에 관한 단상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감자는 좋은 식품이다.

세계 어디에서나 주식으로, 간식으로, 군것질로 두루두루 먹는다.

질리지 않는 담백한 맛에,

어느 재료와도, 어떤 양념과도 잘 어울리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튀겨도, 삶아도, 조려도, 구워도, 볶아도, 으깨도, 전을 지져도 맛있고.

생선과도, 고기와도, 채소와도, 곡식과도 잘 어울려서 감자밥도, 생선조림도, 고기 찌개도 맛있다.

자신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지만 어느 요리에도 묵직한 존재감이 있는 감자 선생님.



요즘 내가 즐겨 먹는, 쉬운 감자 요리는 이렇다.

감자 껍질을 벗겨 깍둑썰기한다.

물에 번쯤 헹구어 뚜껑을 씌운 용기에 넣어 전자레인지에서 4분 정도 돌린다.

용기의 뚜껑을 벗기고 오븐에서 완전히 익힌다.

노릇노릇 구우면 살짝 불맛도 있고 담백하며 포실포실하다.

(깍둑 썬 감자를 물 조금 넣고 삶아서 버터를 조금 올려 먹어도 맛있다.)


잘게 잘라 기름 넣고 구운 소시지,

또는 구운 햄, 베이컨, 스팸 다 잘 어울림.

오븐에서 갓 나온 뜨거운 감자에 지르르 녹아가는 버터나 치즈도 좋지.

이때 용기는 뚝배기나 도자기로 만든 오븐용기가 전자레인지에도, 오븐에도 쓸 수 있고 식탁에 올려도 괜찮다.



추석이 지나 요리 의욕을 꺾고 있는 더위가 물러가면.

삶은 감자, 계란, 사과, 양배추, 당근, 건포도, 양파 같은 재료를 마요네즈 드레싱으로 버무리는 '감자 사라다'도 해 먹고.

감자를 갈아서 감자전도 부치고.

얇게 채 썰어 뢰스티 비슷하게 감자전도 지지고.

도톰하게 저며서는 냄비에 깔아

찰랑찰랑 소금물에 끓이는 맑은 굴비 지짐도 해 먹자.


추위가 다가 올 무렵, 소고기 넣고 끓인 감잣국!

아, 차돌박이에 두부, 감자, 버섯을 듬뿍 넣은 고추장찌개도!


감자는 식욕을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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