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용해 보니 괜찮은,
1인용 작은 조리도구들을 얘기해 볼까.
* 미니오븐
현재 나의 최애는 미니 오븐이다.
사용설명서에는 여러 요리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지만
나는 미니오븐에서 조리하기보다는 거의 모든 음식을 익히고, 데워먹는 데 사용한다.
고기, 만두, 프렌치프라이, 밥, 떡, 단호박, 고구마, 육포, 명란 구이에, 당연히 빵도.
찬밥도 데울 수 있다.
생선은 냄새가 짙어서 따로 굽고 데울 때만 살짝 이용함.
종이 포일과 오븐용기를 적절히 사용하면 설거지거리도 줄고 조리하느라 불 앞에 내내 서있을 필요가 없다.
더해서 기름을 쓰지 않고도 음식을 익힐 수 있고 오히려 음식물에 들어있는 기름기가 빠져나오니,
지방을 덜 먹는 효과도 있다.
문제는 내가 사용하는 미니 오븐은 열이 후끈후끈, 거의 난로 수준이라서.
한여름에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다는 점.
그래서 더울 때는 전자레인지와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
굳이 비싼 제품 필요 없다.
* 작은 와플 팬
한동안 매일 썼다.
내가 산 와플팬은 올록볼록 와플 바닥과 편편한 바닥 두 가지가 있어서 편편한 바닥을,
집집마다 명절날 전 지질 때 사용하는 전기 프라이팬처럼 썼다.
얇은 고기를 구울 수 있고.
인스턴트 감자전, 김치전을 부치기도 했으며.
부침개나 전, 각종 음식에 빵과 떡까지, 살짝 데워먹는 데 아주 좋았다.
장점은 식탁에 놓고 밥을 먹으면서 천천히 조리할 수 있다는 점.
또 본체는 휴지와 물행주로 닦고 팬만 떼어 씻으면 된다.
역시 열기가 있어 여름에는 쫌.
겨울에는 따끈따끈하게 밥상에서 즉시 조리할 수 있어 좋다.
* 전자레인지
자취생활에 필수품일 텐데 나는 드물게 사용한다.
그럼에도 없으면 불편하다.
열기를 뿜어내지 않고 빠른 시간에 해동 또는 가열이 가능하니 날 더운 여름에 편하긴 한데,
음식 맛이 덜 난다.
행주 소독할 때 편함.
종종 바닥 트레이를 씻고 내외부를 닦아내자.
음식이 가열될 때 나오는 유증기로 내부가 오염되고.
손때와 먼지가 열기와 결합하여 외부가 금세 끈적끈적 해진다.
* 팬과 웍
가전제품이 없어도 팬과 웍이면 웬만한 음식은 만든다.
팬이야 누구나 잘 쓰겠고.
웍은 우리나라에서 궁중팬이라 불리는 중국식 둥근 팬인데.
(사실 차이는 있다. 중국의 웍은 바닥면까지 둥글어서 평평한 인덕션 같은 발열체에서 사용이 곤란하다. 궁중팬은 바닥에 닿는 부분이 평평하다.)
여러 재료들을 볶는 요리를 자주 해 먹는 내게 아주 유용하다.
고기, 어패류나 오징어에 각종 채소를 섞어 후다닥 볶음요리를 하기에 좋고.
멸치나 건새우를 볶을 때도 좋다.
계란 오믈렛, 볶음밥이나 라면, 국수를 만들 때도.
찰랑찰랑 기름을 담아 튀김을 튀겨도 무방하다.
일반 프라이팬보다 옆 부분이 높은 궁중팬이 쓰기에 편리하다.
벽이 높으니까 기름 쓰는 음식을 할 때 기름 방울이 주변으로 덜 튀고.
재료가 옆으로 넘치지도 않는다.
18, 20cm짜리 크기를 갖추면 1~2인 가구에 충분함.
* 작은 냄비
냄비 하나로 밥부터 찌개, 국, 볶음, 생선조림...
거의 모든 요리를 할 수 있다.
웍에 실리콘 혹은 멀티 뚜껑을 덮어 냄비처럼 쓸 수 있다.
단, 혼자 먹는다고 김치통을, 냄비를 그대로 밥상에 올리지는 말자.
불가에서는 밥 먹는 행위도 수양이라 한다는데.
혼자 먹는 밥상이라도 예쁘고 깨끗한 그릇에 밥과 반찬을 각각 덜어서
반듯한 몸가짐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정갈한 밥상을 받자.
* 뚝배기와 도자기 오븐용기
작은 뚝배기가 있으면 계란찜도 하고.
큰 냄비에 끓인 국이나 찌개를 먹을 만큼 덜어 데워서는 그대로 밥상에 올릴 수 있다.
밥과 나물에 계란 프라이를 올려서 불에 데운 뒤 참기름 똑똑 떨어뜨려 비비는 비빔밥에도 최고!
전자레인지에도, 직화에도, 오븐에도 사용 가능하다.
심지어 가격도 저렴함.
도자기로 만든, 작고 모양 좋은 오븐용기도 오븐에서 조리하거나 데운 음식을 그대로 담은 채 식탁에 올리면
따끈한 온도가 유지되고 설거지는 줄어듭니다.
* 식판 또는 칸 나뉜 접시
설거지거리를 줄이려고 접시 하나에 밥, 반찬, 김치를 조금씩 덜어먹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음식은 대체로 질척하게 조리를 하는 터라 밥에 반찬 양념이 묻거나 반찬들 맛이 섞이곤 한다.
순수한 밥을 사랑하고 각 반찬들의 순정한 맛을 강조하는 사람으로서,
식판이나 칸으로 나뉜 접시를 사용하라 권하고 싶다.
* 밥솥
나는 밥을 작은 솥에 한다.
전기밥솥은 있지만 구석구석 씻기가 불편해서.
대충 씻으면 마음이 꺼림칙해서 휘휘 물에 씻기 편한 작은 솥이 편하더라.
전기밥솥을 쓰면 속뚜껑을 매번 떼어내 물에 씻고,
겉에도, 밥솥 안 좁은 구석도 일일이 닦아내야 밥맛이 깔끔하다.
위생 문제도 있고 말이다.
* 설거지
음식을 하면 필연적으로 설거지거리가 발생한다.
설거지를 애정하는 나로서는 그릇을 뽀드득뽀드득 닦아서 반짝거리는 모습이 뿌듯한데.
먹고 난 그릇을 대충 씻는 사람이 있다.
먹고 난 그릇, 쓰고 난 조리도구를 대충 물만 휘휘 뿌리고 마는지 미끈미끈 기름기가 그대로 손에 닿으면 불쾌하다.
위생 면이나 청결이나 감촉이나 시각적인 면에서 그릇과 조리도구는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릇에 남은 양념이나 기름기는 한번 쓴 냅킨으로 닦아낸 뒤 세제를 푼 뜨거운 물에 담아두었다가,
역시 세제를 뿌린 수세미로 손가락에 힘을 주어 닦아내고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궈내자.
고기나 기름에서 나온 기름기는 따로 닦아서 버려야지
그냥 배수구에 버리면 하수관이 막히는 요인이 된다.
살림의 세계는 끝이 없다.
하고, 하고, 또 하고.
하면서 생각을 하고, 정보를 찾아보고, 이리저리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때로는 실패 요인을 분석하면서 조금씩 실력이 나아지는 지루할 수도 있는 긴 과정이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우리가 생명의 양식을 취할 수 있으니,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