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먹는 나야 혼자 먹거나 어울려 먹거나 상관없이 잘 먹지만.
먹는 것을 그리 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혼자 매끼 밥 챙기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번번이 뭘 먹을까 궁리하고 만들고 차리고 치우는 일이 번거롭기는 하지.
안 그래도 해야 할 일은 산더미에 마음은 편치 않고 몸은 피곤한데 말이다.
하지만 밥 잘 먹는 내 의견은 이렇다.
밥은 생명을 이어가는 데에 절대적인 필요조건이면서
고된 나날에 꿀 같은 휴식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창작이고 도전이며.
뭘 먹을까, 궁리하는 동안 의욕이 샘솟는다.
밥을 만들고 먹고 치우는 동안 오직 그 행위에 몰두하기 때문에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다.
마음을 꽉 채웠던 감정의 동요와 도무지 풀어낼 방도가 보이지 않는 곤란함도 밥을 먹는 동안, 저어기 뒤편으로 사라져 버린다.
맛있게 밥을 먹고 나면 흡족하다.
배고플 때는 잿빛으로 보이던 세상이 문득 환해 보이면서, 그까이거, 한번 해보지, 하는 마음이 된다.
그렇게 밥을 먹고,
흐트러진 자리를 말끔하게 치우고 그릇을 깨끗이 닦으면서 왠지 만족감이 든다.
밥을 준비하고 먹고 치우는 동안 활기차게 몸을 움직이니,
운동이 별 건가?
눈에 띄는 성과 없이 불안하고 지루한 나날이 이어진다.
오늘도 생각 없이 그저 왔다 갔다 밥만 먹었을 뿐.
이렇게 평생을 살아야 하나, 우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밥값을 할 수 있도록 평소에 기본 체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의 상태를 늘 좋게 유지해야
때가 되었을 때,
달려 나갈 수 있고 펄쩍 뛰어오를 수 있다.
모두들 성공을 기대하는데 사실 성공은 하나의 정점일 뿐이고.
성공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길고 긴 시간 지루하도록 준비하고 절망스럽게 기다려야 한다.
그 준비하고 기다리는 동안, 밥 잘 먹고 마음 다스리면서 충실히 준비하자는 말이다.
경기가 나빠지고 물가는 치솟고 있다.
앞날이 불안하다.
돈을 모아야 해.
더 아껴야 해.
안 그래도 줄이고 줄인 생활비, 식비를 더 줄일 방법은 없을까...
하지만 먹는 것은 생명체의 기본 항목이므로 무조건 줄이기보다 합리화를 시도하자고 말하고 싶다.
충동적으로 배달시키고.
귀찮아서 외식하고.
사놓고는 귀찮아 거들떠도 보지 않는 식료품이 냉장고를 채우고 있다.
배가 부른데 인스턴트식품을 자꾸 집어먹고는 몸무게가 불었다고 우울해한다.
그러면 식비도, 몸무게도 줄지 않는다.
늘 허기지고 쪼들리는 기분만 더하지.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자.
요새는 여기저기 요리 지식에 대한 정보가 넘친다.
처음에는 당연히 서툴다.
그래도 계속 시도하자.
신기하게 하다 보면 어느새 요리라는 것까지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매끼 밥을 해 먹으려니 이것저것 필요한 도구와 식재료가 많아 돈이 더 들고 시간도 버린다 싶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훨씬 맛있게 잘 먹는데도 식비가 줄어드네.
몸무게는 늘지 않네. 하게 된다.
밥을 충실히 먹으니 기분이 좋다.
내가 생활을 꽤 잘 해내고 있다는 뿌듯한 마음, 이 된다.
혼자 살수록 꼭 밥을 챙기자.
밥에 마음을 쓰자.
몸의 건강에 더해서 심리적 안정감.
합리적인 지출에 자신감 상승까지.
성실한 밥이 주는 힘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