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좋아한다.
여러 가지 과일을 늘 갖춰놓고 종류를 바꿔가며 하루에도 몇 번씩 먹었었다.
그러다 혼자가 되니 과일 판매 단위가 내게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여러 가지 과일을 사기도
한 번에 많이 사기도 곤란해졌다.
과일은 쉽게 무르고,
상해 가는 달콤한 과즙은 초파리를 부른다.
상온에서 며칠 가는 사과는 큰 봉지로 사도 된다.
깎아서 먹고, 샐러드에도 넣고.
남으면 얇게 저미거나 갈아서 설탕, 또는 계피, 생강을 넣어 끓여둔다.
내게는 상비 과일.
씻을 필요도, 깎을 필요도 없는 바나나는 반 손짜리를 산다.
상온에서 이틀은 괜찮다.
미처 먹지 않은 것은 껍질을 벗기고 잘게 잘라 냉동실에 넣었다가.
냉동된 것을 살짝만 녹여 샤벳처럼 먹거나.
우유, 꿀과 함께 윙 ~ 블랜더에 갈아먹음.
포도도 애정 하는데 가급적 한 송이만 산다.
쉽게 무르는 편.
한 계절 줄곧 포도를 달고 살았더니 몸무게가 급증한 적이 있었다.
지나친 포도 섭취와 연관 있지 않았을까.
제철의 체리도 먹기 편한 과일이다.
700g이나 1kg 단위 상자를 나누어 씻어서 냉장고에 두고
한 번에 몇 알씩 꺼내 먹는다.
체리는 앉은자리에서 계속 먹게 되는 맛은 아니다.
과일인지 채소인지 알쏭달쏭한 토마토와 아보카도가 있다.
둘 다 상온에서 며칠은 가지만 그래도 일단 사 오면 부지런히 먹어야 한다.
그냥도 먹지만, 샐러드와 샌드위치의 고정 멤버.
시트론 계열인 귤, 자몽, 스위티, 오렌지 같은 과일은 향기롭고 시원해 입가심으로 좋은데.
혼자 먹기에는 파는 단위가 크고 겉껍질, 속껍질을 벗기는데 손이 간다.
한 봉지 사서 나눌 사람이 없으면 아침, 저녁 그저 열심히 먹을 뿐.
손댄 김에 여러 개 먹기 좋게 손질해서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둔다.
감도 좋아한다.
연시는 먹을 때마다 손과 입이 엉망이 되어 큰맘 먹고사는 품목이 되었다.
씨 없는 진영단감이 나오는 계절은 행복해진다.
단감과 날 고구마, 사과, 건포도 등으로 샐러드를 만들기도 한다.
다른 계절에는 달달한 곶감으로 감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한다.
배는 한 조각만 먹어도 입안이 상쾌하다.
크고 달고 맛있는 배는 비쌈.
너무 비쌈.
낱개로 한 개씩 산다.
복숭아는 그나마 오래가는 천도복숭아를 먹는다.
천도복숭아도 향기롭고 맛있지만
보들보들,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향긋한 황도, 백도도 먹고 싶다.
그러나 잘 무름, 손만 닿아도 멍드는 연약한 과일.
망고 같은 열대과일은 이제 생과보다 냉동으로 먹게 되었다.
생과는 가격이 높을뿐더러 한 번에 많이 먹는 종류가 아니라서.
조각조각 손질된 냉동과일을 내킬 때 몇 개씩 꺼내 그냥도 먹고,
아이스크림이나 요구르트에 얹어먹기도 하지.
저렴한 대신 맛이 떨어지는 냉동 블루베리는 설탕 조금 넣고 뒤적거리면서 중간 불에 한참 졸인다.
알맹이가 살아있는 아주 맛있는 잼이 된다.
플레인 요구르트에 얹어 먹으면 맛있음.
말린 과일을 종류 별로 산다.
제철에는 한두 번 사 먹고 마는 블루베리는 말린 게 훨씬 달콤하다.
아몬드와 잘 어울리는 건포도도 상비품이다.
대추야자 말린 것도 달기는 한데 간식으로 괜찮다.
수박은 혼자 다 먹을 수 없다.
얻어먹는다.
혼자 먹기에는 참 난처한 과일.
혼자 살게 되면서 수박은 바라만 볼뿐 사지 않는다.
혼자 다양한 과일을 번번이 찾아먹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너무 달지 않은 과일을 여러 가지 챙겨 먹는 편을 권한다.
아무래도 혼자 밥 해 먹으면 채소가 부족하기 쉬운데 과일이라도 잘 먹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생과, 건조과일, 냉동과일을 적절하게 이용하자.
간혹 깎을 줄 몰라서 귤 외에는 과일을 먹지 않는다는 분이 있는데,
한번 손에 익히면 평생, 그 맛있는 온갖 과일을 다 먹을 수 있는데
사소하고 하찮은 작은 기능 때문에 과일을 포기하다니!
몇 번 차분하게 연습하면 누구나 예쁘게 손질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