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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호 Feb 09. 2024

매니저님, 해외 영업팀에서 외국어가 잘 들리지 않아요.

해영미로 2화

같은 층에 있는 다른 부서 직원들하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직원 분께서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제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매니저님, 예전부터 조금 궁금한 점이 있었는데요. "

"네,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

"해외 영업팀에서 외국어가 잘 들리지 않아서요. "

"맞아요. 그렇죠. "


다소 난감한 문의 사항이지만, 외국어를 말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저희 부서가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터 우리 업무에 외국어 사용 빈도가 적어졌는지 한 번 심각히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오늘은 문의 사항에 현실적인 변명을 해보겠습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업무로 배정받고 나서, 자신도 소위 말하는 현타가 오고는 하는 부분이 바로, 외국어를 말하고 들을 일이 더욱더 적어졌다는 점입니다. 


사실 경험 상, 해외 영업의 대부분 외국어 사용 관련 업무는 읽고 쓰는 업무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습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확인하고, 영문 계약서를 읽고 검토하고 회신하고, 이렇게 외국어를 읽고 쓰는 업무를 통해 우리가 추진하는 거래선 개척이나 프로젝트 상에서 충분하게 누적된 후에 전화 혹은 출장 업무가 수반되기 수월했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를 통해 전화로 업무를 진행할 경우, 오해의 여지가 있거나, 잘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을 있기에 또한 반드시 이메일로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회사 입장에서 비용이 많이 있는 해외 출장 업무 또한, 읽고 쓰는 사전 작업을 꼼꼼히 진행시킨 후, 부득이 현지에서 수 있는 바이어들과 사진 촬영, 계약서 현장 날인 등의 퍼포먼스 혹은 현지 직원 제품 교육 등의 범주에서 필요성을 인정받아 기안을 상신해 왔었기 때문입니다. (COVID-19 이후, 비대면 툴 즉 'ZOOM'과 같은 온라인 어플 등 도구들의 발달로 출장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체감합니다.)

 

해외 온라인 업무의 경우에는, 해당 플랫폼의 외국어로 된 가이드를 따라 제품을 등록,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출 및 수금을 플랫폼에서 바로 확인하고, 회사 내부 시스템에 입력하며, 광고 및 마케팅 내용 등 또한 플랫폼에서 게시된 메뉴 등을 통해 그 내용을 외국어로 읽고 체크하면 됩니다. 간혹 해외 온라인 플랫폼 담당자들과 소통을 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존 코리아, 쇼피 코리아 등과 같이 한국 지사의 한국 담당자분들이 계시기에 제 경험 상, 일본 큐텐을 제외하고 현지 언어를 사용하며 해외 온라인 업무를 진행할 일이 크게 없었습니다. 


유튜브 등에 관심을 가지고 아마존, 큐텐, 라쿠텐, 쇼피 등의 내용을 담은 채널들을 살펴보게 되신다면, 심지어 '외국어를 몰라도 운영 가능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콘텐츠들이 꽤 많이 있는데, 이는 최근 파파고나, 구글 번역 등의 어플 및 사이트 또한 그 수준이 매우 높아졌고, 각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번역 기능 또한 상당히 발전한 부분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저 또한 일본어로 된 큐텐, 라쿠텐은 플랫폼 혹은 브라우저가 지닌 번역 기능의 도움을 받으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저희 파트 일본 온라인 인력을 채용해야 합니다. 저는 외국어 구사 능력을 주요 조건으로 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해당 플랫폼 즉 일본 온라인 플랫폼을 다루어 본 경력이 있는지, 데이터를 수치화하고, 내용을 사내 ERP에 옮길 수 있는 수적 감각, 즉 더하기 빼기, 적어도 일차 방정식을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면접 중에 더하기 빼기, 일차 방정식을 풀라고 후보자분께 요청한다면, 저와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블라인드 혹은 잡플래닛에 갑질 면접관과 회사로 공공의 적이 되어 회사 평점이 내려갈 테니,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해외 온라인 파트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은 외국어에 소질이 없지만, 온라인 플랫폼 조작에 능하고, 수적 감각이 뛰어난 유능한 분들에게 제 밥그릇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밥그릇'을 사수하고자, 틈틈이 관련 지식 습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번 제 자신을 여러분께 어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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