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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집사 Nov 04. 2024

가을 폭식회 D + 77

20241104 화창한 여가을

* 1665일째 드로잉 : 수면양말의 계절



 - 잠이 늘었다. 주말 동안 늦잠을 잤다. 식욕도 늘었다. 성장기는 지났으니 이건 성숙을 위한 먹성이다. 연륜에 어울리는 인격적 복부를 장착하기에 알맞은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고양이는 살찌고… 집사도 덩달아 가을을 타고 있다. 뒤룩뒤룩..


- 선선한 날씨에 센티한 척 가을 분위기를 내다가 몰려오는 추곤증에 꾸벅꾸벅 머리를 조아리며 식빵을 굽는다. 식빵.. 식빵.., 식빵은 밤식빵이 맛있지…


- 주말엔 모처럼 좋아하는 로스터리에 다녀왔다. 이제 커피를 마시지 않지만, 냄새라도 실컷 맡고 와야지 싶었다. 달지 않은 코코아와 케냐 브루잉, 무화과 깜빠뉴과 뺑오 쇼콜라를 시켜 먹었다. 고소한 향기에 코가 뒤집혀 기어코 반려인의 커피도 한 젓가락을 뺏어 마셨다. 11월의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한 입만 찬스를 남발할 계절이 왔다.


- 이제 정말 선풍이를 닦아 넣어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이러다 크리스마스에도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란히 놓인 선풍기와 전기난로를 내려다보며 양다리를 걸친듯 죄책감이 든다. 해가 갈수록 연장되는 정년에 풍기씨는 풀이 죽었다. 앞으론 사시사철 콩국수와 빙수를 먹게 될까… 나의 계절, 겨울을 잃어버리게 될까 걱정이 된다. 올해만큼 그분을 기다린 적이 없다.


- 오늘의 할 일 : 청소기 돌리기. 시내 외출하기


* 릴스로그 [ 먼데이 비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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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reel/DB7NIgHKBJo/?igsh=NG8wMGgxYzJvZml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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