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주 차
오늘은 유독 아랫배가 아팠다.
집에서 흐린 날씨와 함께 옷 맞춰 입은 것처럼 흐리게 누워있었다.
해야 할 일들은 멀어진 지 7주째..
그렇게 저녁 수업을 갔다.
마치고 나오는데 한 회원님이 내 골반에 손을 살포시 올리시며
"애기 맞죠?"
하고 알아보시는 거다.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아실 줄 알았는데~"
"낳아봤으니까 알죠. 움직이는 거나 태가..!"
하고 함께 웃었다. 축하를 받았다.
아직 조심스러워 직접 만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잘 말하지 않고 있다.
곧 이번 주에 초음파 검사를 할 텐데.. 얼마나 컸을지 또 궁금하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먹고 싶은 음식을 말했다.
엄마에게 해주세요 할만한 음식은 없었는데, 마침 딱 떠올랐다.
마늘이 듬뿍 들어간 먹고 남은 닭백숙의 닭죽이다.
'이 닭죽이 떠오르다니.'
한 번도 해달란 소리도 없었고 어렸을 적에 먹고 잘 찾지 않는 음식이라 기억 속에 사라진 지 오래였는데.
그리고 큰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임신했을 때 엄마한테 처음으로 해달라고 한 요리가 닭백숙이잖아! 너도 그랬다며! 정말 신기하다."
그렇게 또 재밌고 유쾌하고 감사한 일들로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