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말, 그건 내 진심이었다

8화. 마음이 보내는 신호

by 딩끄적

"아, 집에 가고 싶다."


이렇게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언제 그런 생각이 들까? 보통은 몸이 힘들거나 마음이 지칠 때,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힘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그제야 "집에 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나는 가끔, 집에 있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아,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이 툭 튀어나올 때가 있다.


처음에는 내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집에 있는데 집에 가고 싶다니. 이게 말이야, 방귀야. 나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 한 번도 아니고,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는 나를 보며 의아함을 넘어서 "나, 이상해진 것 같아."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난 집에 있는데 왜 자꾸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혹시 내가 독립하고 싶은 걸까? 혼자 살고 싶은 건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었다. 독립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이때의 마음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지금 내 상황이 어떤데? 내 마음은 어떤 상태지?"




그제야 나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내게 어떤 일이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나는 '긍정적인 생각만 할 거야, 나는 밝은 아이야.'라는 프레임 안에 스스로를 가둬둔 채,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나 지금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마음이 많이 힘들구나. 그래서 자꾸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반복했구나. 내 마음이 쉬고 싶었구나."


jacinta-christos-BDJy8J3R4GY-unsplash.jpg


마음이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것이었다.

이 말은 내 마음이 내게 보내는 신호였다.


"나 지금 너무 지쳤어. 이제 좀 쉬고 싶고, 편해지고 싶어."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니, 본능적으로 '안정을 찾고 싶다'는 표현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집 밖에서든, 집 안에서든 이 말을 내뱉는 순간이 오면, 이제는 내 마음이 보내는 신호임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여주려 한다.


"그래 나 지금 많이 힘들구나. 무엇 때문에 힘들지? 맞아, 오늘 그 일 때문에 정말 많이 지치고 힘들었어.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마음이 편해질까? 그래, 푹 쉬어보자.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쉬자."


그렇게 푹 쉬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편안해진다. 물론 아닐 때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마음을 다독이는 방법은 달라진다.


혹시 당신도 집에 있으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순간의 당신은 많이 지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당신의 마음이 보내는 신호임을 알아차려주면 좋겠다. 그리고 스스로를 따뜻하게 위로해주길. 그렇게, 조금씩 내 마음을 돌보는 연습을 계속해보자.

keyword
이전 07화아무 말도 하기 싫은 날엔, 그냥 조용히 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