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2장 [사람]1.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

by 박동욱

누군가와 멀어진다는 건

늘 큰 이유가 있는 건 아니야.

크게 싸운 것도 아니고,

서운한 말 한마디 주고받은 적도 없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연락이 조금씩 줄어들고,

만나자는 말도 더 이상 꺼내지 않게 되지.

그건 서서히,

아주 자연스럽게

삶의 결이 달라진다는 뜻일지도 몰라.

나는 여전히 내 하루를 살아가고

그 사람도 분명,

어디선가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고 있을 거야.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고,

그래서 누구에게도 미안하지 않은 관계.

그저 ‘시간’이라는 무늬 속에

천천히 덮여버린 사람.

그래서 어느 순간,

문득 그 사람을 떠올리면

약간의 아쉬움보다는

그때 웃었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그 기억은

오히려 나를 미소 짓게 만든다.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아도,

그 사람은 여전히 내 마음 어딘가에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구나—

그걸 깨달을 때면,

세상이 참 다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정말로

운명처럼 마주칠 때가 있다.

몇 년, 아니 몇십 년 만에.

버스 정류장에서, 카페에서,

아니면 우연히 스크롤을 내리다 발견한 얼굴 속에서.

그런 순간엔

참 신기하게도

그간의 시간이 무색해진다.

어제 봤던 사람처럼 반갑고,

그간의 공백은

인사 한 마디로 녹아내린다.

“야, 너 잘 지냈어?”

그 짧은 말 안에

다시 연결되는 마음이 있다.

그걸 우리는

‘추억’이라 부르고,

‘진짜 관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기억의 뒤편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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