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글감은 시장바구니처럼 흘러들어온다
글을 꾸준히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글감이다.
글을 습관처럼 쓰려면,
일상의 틈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ChatGPT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막혔던 생각의 흐름을 다시 열어주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문장의 문을 두드려줄 때가 많다.
무엇보다 나의 감성과 패턴을 기억해
어느새 나에게 딱 맞는 이야기들을 건네줄 때면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창작 친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글감은 꼭 기술로만 얻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일상에서도 글감은 넘치도록 존재한다는 걸 느낀다.
예를 들면—
자꾸만 이것저것 묻는 궁금한 식당 아주머니,
장을 보면서 상품 하나하나와 대화를 나누는 천진한 아이,
상품 설명을 마치 시처럼 읊어주는 마트 직원의 리듬.
그들의 말, 표정, 손짓, 그리고 공기 속의 온기까지—
나는 그런 순간 속에서 종종 문장 하나씩을 건져 올린다.
억지로 글감을 찾으려 하면
되려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다 보면,
글감은 어느 순간
바구니 속에 툭 떨어지듯,
조용히 나에게 들어온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조용히 살아 있는 문장을 기다린다.
글감은 시장처럼 늘 활기차고,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이야기는 멀리 있지 않았다.
나보다 먼저 말을 걸고 있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