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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섭섭박사 Jun 24. 2021

NS-en

반댈루행성의 밍맹몽 #12

의문의 설계도

“으아~, 벌써 힘들다. 은디요~, 이삿짐 모두 정리하면 자장면이랑 탕수육 먹는 거지?”

오늘은 은디요가 이사 가는 날이다. 아니 은디요가 이사 가는 게 아니라 밍맹몽에게 새집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헤헤, 반댈루 행성은 정말 좋은 곳이야. 이렇게 새집을 공짜로 쓸 수 있다니 말이야.”

반댈루 행성에서는 집이 모두 공짜다. 가족이 늘어나면 그만큼 더 큰 집에서 살 수 있다. 은디요에게는 밍맹몽이 등장하면서 가족이 세 명 더 늘었기 때문에, 세 배나 더 큰 집으로 이사 갈 수 있었다.

“와~, 근데 은디요. 여긴 꽤 오래된 집 같아. 도대체 얼마나 오래된 집이야? 골동품도 꽤 많은데…. 앗!”

밍이가 다락방처럼 생긴 곳을 올라가다가 나무로 된 작은 계단을 잘못 밟아서 그만 부서져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밍이의 발이 부서진 계단 속으로 쿡 박혀 버렸다.

“으이구~. 그렇게 까불고 혼자 돌아다니니까 그렇지. 내 손 잡아 내가 빼줄게.”

몽이가 나무계단에 발이 박힌 밍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읏차~’

밍이는 몽이 손을 잡고 힘껏 다리를 뺐다.

“어? 근데 이게 뭐지?”

몽이는 밍이의 손을 잡았다가 뿌리치며 나무계단 아래쪽을 들여다보았다. 

“아이쿠!”

밍이는 다시 반대로 튕겨 나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밍이가 그러거나 말거나 몽이는 나무계단에 난 구멍 속을 들여다보았다. 부서진 나무계단 안쪽에는 작은 창고처럼 공간이 있었다.

“어? 여기에 무슨 나무통 같은 게 있는데?”

몽이는 부서진 계단 조각들을 더 뜯어내면서 그 속에 있던 나무통을 꺼냈다. 딱 봐도 아주 오래되고 낡아 보였다.

“한번 열어 볼까?”

밍이와 몽이가 소란을 피우는 동안 어느새 맹이와 은디요도 와 있었다. ‘무슨 일이야?’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꺼낸 계단에서 나무통을 열고 있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어? 이게 뭐지 무슨 설계도 같은데?”

나무통 안에는 둘둘 말아놓은 커다란 종이가 있었다.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니 무슨 설계도 같았다.

“이…, 이건 반댈루 행성 우주선의 설계도인 것 같아…?”

은디요도 처음 보는 설계도였다. 반댈루 행성이 거대한 우주선이라고 했다면 누군가 만든 사람이 있었을 것이고, 아니 외계인이 있었을 것이고, 그럼 분명히 설계도도 있을 것인데,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이게 정말 반댈루 행성의 설계도라면 이제 많은 걸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은디요는 숨이 가빠졌다. 심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걸 옆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맞아! 설계도에는 모든 게 나와 있잖아. 여기 봐. 우리가 갔던 마을도 표시되어 있잖아. 이제 열쇠를 찾는 건 시간 문제라고.”

덩달아 맹이도 설레발을 쳤다. 밍맹몽은 설계도를 책상 위에 제대로 펼쳐두었다. 오랫동안 돌돌 말려 있어서 그런지 양쪽 끝에 무거운 걸 받쳐두지 않으면 다시 도로록- 하고 다시 말렸다.

“어? 그런데 이건 무슨 표실까? 여기는 뭔데 이런 기호가 있는 거지? 이거 경고 표시 아니야?”

설계도에 나타난 우주선의 맨 아랫부분에는 뭔가 경고 표시가 돼 있었다. 그리고는 아주 작은 글씨로 ‘NS-en’이라고 쓰여 있었다. 설계도 크기가 크긴 하지만 워낙 반댈루 행성이 커서 그런지 아주 빽빽하게 그려져 있었고 글씨도 아주 깨알같이 작았다. 

“NS-en이 뭐지? NS?”

“NS…, NS…. 논…스톱? 아니면 노…싸인?” 

“무슨 아이돌 이름이었던 것도 같은데….”

“크크크, 남산 어때?”

밍맹몽은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막 던졌다.

“이건…. 뉴트론 스타를 뜻하는 것 같아. 중성자별 말이야.”

은디요가 혼잣말하듯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는 급하게 누군가에게 전화하더니 바로 끊었다.

“서둘러 가봐야 할 것 같아. 너희들도 함께 가 보자.”

은디요와 뛰어나갔다. 밍맹몽도 은디요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집 앞에는 은디요 여자 친구인 하파나가 이미 커다란 우주선을 가지고 와 있었다. 아까 은디요가 전화를 건 건 아마 하파나였던 것 같다. 

“말로만 들었던 게 사실이었나 봐. 조상들은 중성자별을 이용해서 반댈루 행성을 움직일 계획이었나 봐. 그런 연구를 하다가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아.”

그럼 en은 에너지라는 뜻이겠네. 은디요가 말한 대로 NS가 중성자별이라면 NS-en은 중성자별 에너지를 뜻하는 단어가 된다.

“NS-en이라고 표시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가 보자. 여기가 우리 위치고, 가장 가까운 곳이라면 여기야!”


<Part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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