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댈루행성의 밍맹몽 #21
반댈루행성 최악의 마을
“아마 지금까지 가본 마을 중에서 가장 위험할 거야. 사실 나도 한 번도 안 가봤거든.”
하파나가 신발 끈을 동여매며 밍맹몽에게 말했다. 은디요가 몸이 아파서 잠깐 쉬는 동안 하파나가 안내하기로 했다. 밍맹몽은 하파나의 안내로 반댈루 행성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소문난 밀지마러키지지로 향했다.
“으…, 이상해. 너무 조용한데.”
무중력 랜드스피더를 타고 마을에 도착한 네 사람. 그런데 밀지마러키지지는 그냥 조용한 마을일 뿐이었다.
“이상해…. 마을 사람들이 왜 다들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
사람들은 분명 밍맹몽이 온 것은 아는 것 같은데, 누구든 아는 척을 하거나 마주치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서로 말을 주고받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게 있어.”
“이 동네 사람들 얼굴 본 사람 있어?”
밍이가 물었다. 몽이와 맹이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어깨를 들썩 거렸다. 그때였다.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기요~, 혹시 이 동네 사시는 분들 맞나요?”
몽이가 말을 걸자 갑자기 흩어져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몽아, 잠깐! 은디요가 당부한 게 있어. 이 마을에서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을 걸지 말라고 했어.”
사실 밀지마러이키지지는 은디요도 아직 와 보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은디요의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하신 말씀이라고 누누이 당부했다.
“어휴, 뭐 이래서는 도저히 비밀의 열쇠를 못 찾겠는데? 마을도 너무 넣고 말이야. 말도 안 통하고, 사람도 잘 안 보이고.”
밍맹몽과 하바나는 점점 흩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이상한 게 없는지 뒤져보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네. 사람들이 아무도 안 보이는데?”
“그러게…. 아까는 그래도 사람들이 좀 보였는데.”
“어? 그런데 몽이는 어디 있어?
밍이와 맹이가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몽이가 보이지 않았다. 몽이는 혼자 떨어져서 돌아다니다가 뭔가 의심가는 장소를 발견했다.
“어? 여긴 뭐지? 우물인가?”
몽이는 비밀 열쇠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커다란 우물 같은 구멍을 발견했다.
“구멍 안에 뭐가 있는 것 같은데? 잘 안 보인…. 앗!”
몽이는 그만 손을 헛디뎌서 구멍 안으로 굴러떨어졌다. 얼마나 떨어졌을까. 굴러떨어지면서 벽에 심하게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었을 뿐 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는지 기억도 못 했다.
“여기는 어디지….”
몽이 눈앞에는 한 줄기 빛이 보였다. 마치 그곳은 커다란 동굴로 이어지는 길처럼 보였다.
“여기로 나가면 빠져나가는 길이 있는 건가….”
한 시간쯤 걸어갔을까. 끝도 보이지 않던 동굴 끝에 다다랐을 때 몽이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관성은 없다. 가속도는 없다. 반작용은 없다.”
“관성은 없다. 가속도는 없다. 반작용은 없다.”
무작정 길을 따라 들어간 몽이. 눈앞에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공터가 나왔다. 마치 동굴 속에 커다랗게 파놓은 성전처럼 보였다.
“도대체 이곳은 뭐야? 저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거지?”
한편 몽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밍맹과 하파나가 찾아 나섰다.
“몽아~, 어딨니~! 몽아~”
몽이를 부르는 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그때였다. 마을 안쪽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처럼 보이는 곳에서 하얀 안개가 뿌옇게 밀려왔다. 마치 누군가 안개를 조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 맹아…, 나 왜 이렇게 졸리지.”
“밍아, 나도 그래, 어제 잠을 못 잤더니….”
밍이와 맹이는 하얀 안개 속에서 그만 기절하듯 잠이 들어 버렸다. 그리고는 누군가 몰려드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치 한 없이 깊은 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관성은 없다. 가속도는 없다. 반작용은 없다.”
“관성은 없다. 가속도는 없다. 반작용은 없다.”
“관성은 없다. 가속도는 없다. 반작용은 없다.”
사람들의 이상한 주문과 의식은 계속됐다. 그리고는 선전 한쪽에 제단처럼 보이는 곳이 바닥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거의 극에 달았다. 누군가를 제물로 바치려는 게 분명했다.
“어? 저… 저건?”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몽이는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제단으로 끌려 온 사람은 다름 아닌 밍이와 맹이었기 때문이었다.
<Part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