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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섭섭박사 Jun 24. 2021

프린키피아

반댈루행성의 밍맹몽 #22

물리법칙으로 탈출하라

“안 돼!”

어쩔 줄 몰라 하는 몽이. 그만 급한 마을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성전은 갑자기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두건을 쓴 마을 사람들은 몽이를 잡으려고 뛰어들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뭐야!”

한참 도망치다 보니 동굴 부분에 수레 같은 게 나왔다. 마치 미니 철도처럼 생긴 레일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에잇, 모르겠다!”

몽이는 일단 수레를 타고 레일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도 섣불리 물러설 사람들이 아니었다. 몽이가 탄 달리는 수레 위로 사람들이 뛰어 매달리기 시작했다.

“저리 비키라고! 몽이 살려!”

잡아끌어도 사람들은 쉽사리 수레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수레는 경사진 비탈길로 추락하듯 떨어졌다. 점점 가속도가 붙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그래, 뉴턴의 관성 법칙! 움직이는 물체는 관성 때문에 계속 움직이려고 한다!” 

몽이는 수레바퀴에 달려있는 큰 막대를 움켜쥐었다.

“그래! 이때다!”

몽이는 순간 막대를 힘껏 당겼다. 수레는 갑자기 레일에 불꽃을 튀기며 급정거를 했다. 순간 매달려 있던 사람들은 동시에 튕겨져 나갔다.

“얏호! 뉴턴 운동 법칙을 무시하지 말라고!”

좋아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사람들이 이번에는 수레를 타고 쫓아오기 시작했다. 레일은 서로 겹쳐지기도 하고 평행하게 달리기도 했다.

“악! 큰일이다! 안 돼!”

열심히 도망치던 몽이의 수레 앞에 막다른 곳이 나타났다. 레일도 더는 없었다. 한참을 도망쳤지만 결국 붙잡혀 버린 몽이.

“어? 몽아!”

몽이가 끌려온 곳에는 이미 밍이와 맹이가 있었다. 한참 동안 보이지 않았던 하파나도 함께 잡혀있었다.

“도대체 당신들 누구예요?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너희들이 전설인가….”

무리의 대표처럼 보이는 한 사람이 나와서 말을 했다. 

“나는 마을의 지도자 칸이라고 한다. 우리 마을은 기다리고 있다. 봉인을 풀 전설을….”

“도대체 무슨 말이야? 전설은 뭐고 봉인은 뭐야?”

그랬다. 마을 사람들은 어떤 전설 하나를 간직한 채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모두 끊고 금기하며 살아온 상태였다.

“우리 마을은 한때. 가장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어떤 한 과학자가 들어오면서 무서운 일들이 벌어졌지.”

지도자는 두건을 벗었다. 밍맹몽과 하파나는 모두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뭐…, 뭐지? 우리랑 똑같이 생겼잖아? 혹시 지구인 아니야?”

맹이는 깜짝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

“우리도 잘 모른다. 우린 모습이 이렇게 다른 반댈루 행성 사람들과 다르지. 그래서 우린 항상 숨어서 우리끼리만 다닌단다. 하지만 전설에 따르면 전설의 인물들이 나타나 봉인을 풀어 줄 거라고 믿고 있단다. 그동안 우린 계속 이런 의식을 해 왔다.”

결국 이유 없이 전설에만 빠져 계속 종교의식을 하면서 의심해 왔던 사람들. 이제 하나씩 비밀을 풀어갈 시간이었다.

“봉인이란 무엇이죠?”

밍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커다란 상자 세 개가 들어왔다. 상자 뚜껑에는 커다란 손바닥 세 개 자국이 놓여 있었다.

“여기 세 사람의 손바닥이 필요합니다.”

다시 사람들의 종교의식이 시작되었다. 커다란 상자 앞에 밍맹몽 세 사람이 각각 서 있었다.

“그래! 이제는 못할 게 없잖아? 혹시 알아? 비밀의 열쇠가 들어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래…, 무시무시한 괴물이 들어 있을 수도 있고….”

떨리는 순간. 밍이와 맹이, 몽이는 동시에 손바닥을 상자 뚜껑에 달린 손바닥 그림에 손바닥을 꾹 찍었다. 상자는 눈부시게 밝은 빛이 솟아오르면서 뭔가 천천히 떠올랐다.

“책 아니냐?”

상자에서 나온 물건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

“프… 린… 키… 피…아”

“이건 뉴턴의 책 아니야?” 

아이작 뉴턴이 운동법칙을 실제로 밝혀낸 바로 그 책이었다. 모두 세 권으로 돼 있는 프린키피아에는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한 뉴턴의 노력으로 가득했다. 

“어? 그런데 좀 특이한데? 이 세 권 책의 책등을 봐 세 권이 서로 연결되도록 되어 있어!”

밍맹몽은 다시 책을 들었다.

“하나, 둘, 셋!”

순간 어디선가 눈부시게 밝은 빛이 솟아났다. 그리고는 책이 하나로 합쳐졌다.

“어? 책이 마치 상자처럼 다시 변했어!”

지켜보고 있던 하파나가 소리쳤다. 밍이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보았다.

“비밀의 열쇠야….”

밀지마러키지지에 있는 열쇠는 반댈루행성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열쇠였다. 쉽게 발견하지 못하도록 전설처럼 마을 사람들이 봉인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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