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댈루행성의 밍맹몽 #24
스테릴르 시장의 비밀
“물은 이제 우리에게는 돈이나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 수돗물 한 방울도 아껴 쓰고, 또 보존하기 위해서 시에서 직접 관리를 하고 있답니다,”
스테릴르 시장은 방 안에 있는 작은 어항의 물고기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말을 계속 이었다.
“그럼 수돗물도 함부로 못 쓰고 있나요?”
“정해진 시간에만 물이 나오고 하루에 일 인당 2리터까지만 쓸 수 있게 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시장님, 물을 누군가 없애고 있다고 하셨는데….”
은디요가 물었다.
“그래요…, 물 도둑이 있는 것 같아요.”
“물 도둑이요?”
밍맹몽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물을 훔쳐 가는 물 도둑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놀랄 일은 계속됐다. 갑자기 시장의 방에 있는 모든 창문에 서터가 내려와 닫혔다. 소리가 밖으로 새 나가지 않는 방음 창문이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절대 비밀입니다. 몽말라이키지지 지하에는 비상시에 물을 보관하는 물탱크가 있습니다. 행성이 우주선이 되어 다른 은하계로 이동했을 때를 대비해서 보관하는 거죠.”
“저…, 정말이요? 그럼 어마어마한 물탱크가 있겠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물이 없는 곳에 그런 걸 설치한 거죠?”
몽이가 물었다.
“그래야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지요. 물이 없는 마을에 물탱크가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어요?”
밍맹몽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저녁도 안 먹고 은디요가 달려 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물 도둑이 나타났다고요?”
20억 톤을 담은 물탱크
“여기가 바로 물탱크랍니다.”
시장은 밍맹몽과 은디요를 지하 12층에 저장되어있는 물탱크로 안내했다.
“우와~, 이게 물탱크라고요? 어마어마하네요. 얼마나 큰 거예요?”
밍이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시장에게 물었다.
“저장 용량은 20억 톤입니다. 탱크 자체가 티타늄 특수합금으로 돼 있고 자연 증발율은 0.03%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봐야 하죠. 그런데….”
“그런데요?”
“지난 일주일 동안 1000만 톤이 넘게 줄어들었어요. 어디 새는 데도 없는데….”
“1000만 톤이요?”
밍맹몽은 다시 눈이 동그래졌다.
“그럼 누가 물을 훔쳐 가죠? 혹시 CCTV에라도 잡혔나요?”
몽이가 흥분을 하면서 물었다.
“아뇨…, 지하 12층 곳곳에는 CCTV가 있어요. 그런데 누구도 이곳을 침입한 흔적이 없답니다. 게다가 탱크나 배관에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서 구멍이 생기면 바로 경보음이 울리게 돼 있어요.”
대책이 없었다. 이유도 없고 물을 훔쳐간 범인도 알 수 없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시장을 찾는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울려 퍼졌다.
“시장님 통제실로 빨리 와 주시기 바랍니다~!”
헐레벌떡 달려간 스테릴르 시장과 밍맹몽 일행들. 통제실 모니터에는 빨간색 경보등이 번쩍거리면서 사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물이 또 빠지고 있습니다. 한 시간 전보다 무려 1500만 톤이나 또 빠져나갔습니다.”
문제가 심각했다. 사람이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도 물은 계속 사라지고 있었다.
“저희가 직접 탱크 안으로 들어가 보죠!”
밍이가 갑자기 나서서 말했다. 맹이와 몽이도 같은 생각이었다.
“물탱크는 거대한 호수 속과도 같다. 어둡고 침침할 거야. 마치 해저 동굴처럼 말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어쩌면 전설이라고 믿는 세 사람이 다시 사건을 해결해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컸다.
<Part3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