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을 느끼기엔 모든 게 어수선하다
이사 온 지 며칠 만에 첫 출근이라니..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지만 이곳의 봄을 느끼기도 전에 말로만 듣던 출근길 지옥철을 먼저 경험해야 했다. 오랫동안 운전해서 다녔던 예전의 직장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지만 난 이것마저도 감사해야 했다
저마다의 삶을 살아내는 이곳의 풍경은 나를 더 부지런하고 역동적으로 만든다. 출퇴근의 낯선 풍경이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머지않아 이들과 함께 이 풍경에 나도 스며들지 않을까
이제 나의 시선은 새로운 글감을 만난다
나의 내면 어딘가에 이 글감들을 녹여낼 따스함이 있을까. 낯선 풍경과 낯선 공기 속에 애써 태연한 척 이전의 생기를 불어넣어 보지만 복잡하고 빠른 이 도시의 풍경을 녹여내기엔 꽤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의 동선이 힘겹게
집으로 향할 땐 늘 보아왔던 푸른 바다의 위로 대신 한강의 위로가 있다
모든 게 낯설지만 또 모든 게 익숙한 듯
새로운 풍경이 주는 위로의 빛으로 한껏 긴장하며 움츠렸던 일상이 허리를 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