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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주는이 Feb 26. 2024

이사

새로운 출발

20년이 흘렀다

처음엔 행복이었고 또 설렘이었다가

가끔은 슬픔과 아픔이 지나갔다

많은 희로애락을 남기고 또  안으며

새로운 곳으로 순식간에 달려왔다

20년의 세월을 돌아보는 시간은

고작 5시간 남짓.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의 시간이 전부였다


새로운 곳의 호흡은 그동안 지내왔던 곳과는

사뭇 다른 듯했지만 결국엔 같은 호흡이었다 어색함이 한층 옅어졌다

오기 전의 두려움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환경은 어느새 분주한 시간에 스며든다

그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 들을 수 없던 것들로 가득하다. 밤이 되어서야 낯선 곳에 있다는 걸

잠시나마 실감한다. 영상으로만 보아왔던 고층 아파트들이 앞다투어 불빛을 뽐낸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불빛은 더 화려하다


첫날 아침.

눈이 내렸다

20년 동안 살던 곳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눈을

이사한 지 하루 만에 보았다

창문 너머 보이는 샛강에 내려앉은 눈꽃과

간혹 지나가는 기차소리에 잠시나마 

이사로 지친 몸이 쉬어 간다


새로운 학교에서의 기대와 설렘으로

한층 들떠 있는 아이들도 나름 분주하게

남은 방학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보냈던 지난겨울은 20년 정들었던 곳에서 시작하여 5시간을 함께 달려 이곳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는 새롭게 써내려 갈

봄을 맞을 준비로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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