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복
내 곁에 없을 때 비로소 깨닫는 것들
늦은 저녁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근처 산책로를 갔습니다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점점 무겁게 느껴지는 몸이
본능적으로 그곳을 향하게 했습니다
혼자 걸었습니다
또 혼자 뛰었습니다
또 혼자 벤치에 앉아 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내 앞을 지나가는
어느 중년의 부부를 보았습니다
풀벌레의 작은 소리도
길가에 작은 풀꽃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서로 나누고 공감해 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작은 공감에도 큰 반응을 보이고
너무 당연한 말을 주고받는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는 행복이 보였습니다
문득
당신과 함께 한 산책이 생각났습니다
귀찮다고 혼자가라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피곤하니 담에 가자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온전히 나를 위해 던지는
다정한 말에 늘 시큰둥했던 내 반응들이
그 중년 부부 앞에서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당신이 없는 지금에서야
알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복의 기회가
나에게도 있었다는 것을요
다시 당신과 함께 하는 날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이 행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