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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주는이 Jan 26. 2022

평범한 일상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복

내 곁에 없을 때 비로소 깨닫는 것들

늦은 저녁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근처 산책로를 갔습니다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점점 무겁게 느껴지는 몸이

본능적으로 그곳을 하게 습니다


혼자 걸었습니다

또 혼자 뛰었습니다

또 혼자 벤치에 앉아 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내 앞을 지나가는

어느 중년의 부부를 보았습니다


풀벌레의 작은 소리도

길가에 작은 풀꽃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서로 나누고 공감해 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작은 공감에도 큰 반응을 보이고

너무 당연한 말을 주고받는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는 행복이 보였습니다


문득 

당신과 함께 한 산책이 생각났습니다

귀찮다고 혼자가라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피곤하니 담에 가자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온전히 나를 위해 던지는

다정한 말에 늘 시큰둥했던 내 반응들이

그 중년 부부 앞에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당신이 없는 지금에서야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복의 기회가

나에게도 있었다는 것을


다시 당신과 함께 하는 날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이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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