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운동하는 상상 속의 나
통잠을 자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꽤 오랫동안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 처음 잠을 설쳤을 때는 ‘왜 잠이 안 오지’, ‘몇 시간밖에 못 자겠네’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런데 이것도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는지 이제 ‘그래도 몇 시간은 깨지 않고 푹 잤다’라고 한다. 못 자는 건 똑같은데 스트레스라도 받지 않으려 한다.
베개에 머리를 대면 금세 잔다. 사실 잠이 오기 전까지는 눕지 않는다. 이불속에 있더라도 앉아 있다. 잠이 안 올 때면 책을 읽거나 OTT로 영화, 드라마 등을 보거나 이렇게 글을 쓴다. 글은 아침에 쓰는 게 좋다는데 잠드는 시간이 새벽 2시가 넘어가니 아침에 글 쓸 여유가 없다. 잠깐 깨는 시간에 모닝일기를 쓰기도 하지만 그런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밤늦게 잠들어도 오후 출근이라 10시쯤 일어나 씻고 출근 준비하면 시간이 딱 맞다. 자는 시간으로만 따지면 7~8시간이지만, 통잠을 자지 못하고 중간중간 깬다. 왜 깨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운동하면 잠이 잘 온다기에 열심히 헬스를 했더니, 쇠질에 적응하지 못한 몸이 밤새 여기저기 아파 잠 못 이뤘다. 걷기도 해 보고 다양한 운동을 해봤지만, 스트레칭과 20분 남짓의 길지 않은 요가가 나에게 적당했다. 좋아하는 요가 유튜버를 따라서 운동을 한 날은 그나마 깊은 잠을 잤다. 중간에 깨도 금세 잠들었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은데 실천이 어렵다. 매일 동네 헬스장에 간다는 친구를 보며 자극을 받기도 했지만, ‘내일부터 운동해야지’ 하다 보니 어느새 3월이 다 갔다. ‘4월부터는 꼭 주 3회 운동해야지’하고 또 다짐해 본다. 운동하다 보면 밤에 푹 잠들지 않을까. 그럼 아침 일찍 일어나 모닝일기도 쓰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상상만 해도 벌써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