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지 14일차 [2024. 6. 10]
여행을 핑계로 한동안 글을 쓰지도 올리지도 않았다. 연재를 쉴 생각은 없었는데, 그저 한 번 글을 올리지 않았더니 연쇄적으로 글을 쓰지도 올리지도 않았다. 스스로 글 쓰는 걸 좋아한다면서 며칠 동안 한 자도 적지 않는 건 모순이 아닐까? ‘좋아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그것을 이어나가야 하지 않나’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도 아니면 매일매일 연재하기에는 내 의지가 부족한 걸까.
두 권의 브런치 북을 연재했고, 모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성실히 써서 올렸다. 물론 때때로 한 편씩 쉬어가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일주일가량 쉰 적은 없다. 그동안 글을 쓰지 않으면서 생각한 것은 ‘이대로 관찰일지를 접고 새로운 내용으로 글을 쓸까’였다. 그러기엔 아직도 나를 잘 모르지 않나. 가끔 쉬어가더라도 꾸준히 나에 대해 탐구를 이어가는 게 나와 가까워지는 방법인 것 같다.
이렇게 며칠 만에 부족한 의지력을 탓하며 밀린 숙제 하듯 글을 쓰더라도 꾸준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 연재를 제쳐두고라도 나는 의지가 강한 편은 아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후로 체중감량을 외쳐왔지만, 어째서인지 살은 빠지지 않고 체중이 적지만 조금 더 늘어난 기이한 현상을 보였다. 헬스를 끊어놓고는 두 달째 헬스장 근처도 가지 않는다. 어째서 헬스장까지 가는 발걸음은 멀기만 한 걸까. 그런데도 막상 헬스장에 가면 운동하는 게 좋다. 그런데도 헬스장은 나에겐 너무 멀다.
몇 걸음 떼는 게 때론 쉽지 않다. 의지로 똘똘 뭉쳐 ‘반드시 해내고 말 거야’라는 마음을 여태 가져본 적 없다. 원하는 것을 할 때는 열정적이지만, 모든 순간 불타오르는 성향은 못 된다. 그저 ‘이건 꼭 해야지’하고 마음먹은 것은 차분히 해내는 걸 선호한다. 나를 알아가는 글 쓰기도 찬찬히 마음과 보조를 맞춰가며 해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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