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나
훅 들어오는 마음에는 살짝 부담을 느낀다. 먼저 내밀어주는 손이 고마워 덥석 잡고 싶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오로지 선의로 마음을 주고 또 주면 정말 고맙지만 그 마음을 받아도 되는지, 왜 이렇게까지 나에게 손을 내미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한다.
업무상 알게 된 분이 있다. 접점이 없어서 인사 정도만 하고 지내겠거니 했는데, 한동안 보이지 않으면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하면서 꼭 먼저 알은체 해주시는 건 물론 힘들어 보이는 날에는 슬쩍 기프티콘을 보내주기도 한다. 비슷한 또래,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동질감에서인지 머뭇거리는 내게 선뜻 마음을 내어준다.
처음 그 마음을 받을 때는 ‘굳이 왜?’라는 생각을 했다. 업무상 접점이 없어도 어떤 계기로 인해 가까워지기도 하는데, 내 생각에는 그런 계기가 없었다. 그렇다고 챙겨주고 싶은 타입도 아닌데 말이다. 이유 없는 애정이 지속되자, 슬슬 그 사람이 궁금해졌다. 어떤 사람인지, 언제부터 일하게 됐는지, 팀에서 역할은 무엇인지 회사 안팎으로 궁금한 것들이 생겨냈다.
궁금한 것들이 하나둘 생겼지만, 묻지 않았다. 누군가 가까워지려면 마음도 중요하지만 물리적인 시간도 필요하기에. 다만 꾸준히 보내오는 그 마음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대신 내 마음을 조금씩 얹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