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의 마지막날

오늘 마음은 홀가분함

by 박수민

끝이 정해진 것은 때로는 가슴이 저릿할 만큼 사무치고, 때로는 끝이 있기에 다행이기도 하다. 오늘의 마지막은 후자. 한 달 반 동안 매주 화요일 오전 독립출판 수업을 들었다. 신이 나서 가고 싶은 날도 가기 싫은 날이 종종 있었다. 우선 거리가 멀고 아무리 출근 시간이 여유롭다고 해도 늘 마음에 쫓겼다. 그렇게 6주를 보낸 끝에 마주한 마지막 수업. 어쨌든 중도하차하지 않고 무사히 과정을 마무리했다. 스스로가 기특하다.


수업의 정원은 다섯 명이었는데, 어느 날은 세 명, 어느 날은 두 명이서 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 모든 수업에 나는 항상 있었다. 비가 와도 갔고, 오늘처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도 갔다. 그것이 내가 모든 일을 대하는 태도.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간다. 돌아보면 슬쩍 빠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회차도 있었다. 그런 날을 다른 수강생은 어찌도 그리 기가 막히게 아는 걸까. 요령 없는 성실한 수강생이었던 나는 그저 근면한 태도로 모든 수업을 들었다. 나의 이런 열의와 태도가 누군가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야 알게 됐지만.


마지막 수업에 조금 늦긴 했지만, 그럼에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거기까지 간 스스로를 칭찬하기로 했다. 한 달 반 동안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안녕. 앞으로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감히 누군가의 모습을 함께 그려보기도 했다.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는 뭉툭한 바람으로 혼자서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거기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얹어 이런 모습으로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덧붙인다. 아무도 듣지 못하는 혼자만의 인사. 마음을 말로 전하는 건 어려워 언제나 길을 잃고 헤매고 만다. 닿지 않는데도 이렇게 홀로 남기는 마음이 내게는 자연스럽다.


마지막을 이렇게나 반겨도 될까 싶지만, 최선을 다했고 미련 없다. 한 수강생은 나에게 “마음의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 해요.“라고 했다. 열의로 가득한 마음은 때로는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내는 걸까. 그 사람의 예쁜 마음을 가만히 귓가에 담았다. 그럼에도 상처받는 순간은 있었지만, 강사 한 명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끝의 끝, 이 한 번 수업으로 나는 많은 걸 깨달았다. 지식을 채우기에는 짧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라는 사람을 더 알게 된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모든 순간은 결국 내가 만들어 가는 것. 한 달 반을 알차게 보낸 스스로를 칭찬한다. 어쨌든 수업은 끝났고, 나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려 한다. 비워진 자리를 새로운 시작으로 채워갈 나라는 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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