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음은 봄비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갱년기는 한참이나 멀었는데, 요즘 잘 운다. 봄을 타는 것도 아니면서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뚝뚝 눈물을 흘린다. 우울증인가. 혹시나 해서 우울증 자가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그건 또 아니란다. 그저 마음이 조금 약해진 시기라고 스스로 정의하기로 했다. 대신 어떤 가방이든지 휴대용 휴지를 챙겨 다닌다. 눈물이 나면 황급히 휴지로 눈꼬리를 찍어낸다. 그리고 눈치 없이 뒤따라 흐르는 콧물도 슬그머니 닦아낸다.
한 달 간이지만 애정을 가지고 하던 독서모임이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 누군가 힘듦을 털어놓았는데, 세상에, 내 일도 아니면서 당사자보다 더욱 세차게 울었다. 나만 운 건 아니었지만, 내가 제일 격하게 울었던 것 같다. 물론 내 느낌상이지만. 다행스럽게도 함께 모임을 하는 사람들은 내 눈물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잔잔하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그 뒤로도 무언가 고장 났는지 걸핏하면 눈물이 새어 나왔다. 왜일까. 눈물에 중독된 걸까. 모든 눈물과 슬픔에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눈물이 날 때면, ‘아, 지금 내 마음이 슬픈가 보네’하고 무덤덤하게 여기기로 했다. 우는 아이에게 “울지 마”하고 달래면 더 우는 것처럼 눈물에 동요하지 않고 덤덤히 감정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 언젠가 마음이 단단해지면, 뜻 모를 눈물은 흘리지 않게 되겠지.
주는 것 없이 바라는 것만 많아서 마음이 고된가 싶을 때도 있다. 타인에게는 친절과 관심을 보이면서 나에게는 비싼 값을 지불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리 무심한지. 다른 사람과는 멀어져도 나와는 한평생 멀어질 수도 없는데, 나는 왜 나랑 친밀해지지 못할까. 이 눈물을 계기로 나와 조금 더 가까워지려고 한다. 다른 사람을 살피듯 이제라도 내 마음을 살펴야지. 갑작스레 흐르는 눈물에 당황하지 않고, ’이래서 눈물이 났구나‘하고 스스로를 다정스레 달래주려 한다. 나에게서 시작된 다정함이 또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내면을 온정으로 가득 채워야지. 얼마간 울어도 좋으니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너른 품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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