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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동거, 그 영원 같은 찰나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장 뤽 낭시 읽기(12)

by 김요섭



'아무도 그 말의 의미를 말할 수 없음을, 그 말의 의미는 언제나 우리가 그것을 말할 수 있는 것 너머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즉 사랑의 의미란 사랑을 말하는 그 순간에만 머물러 있다는 유일한 사실을' (117p)


의미를 말할 수 없는 초월적 의미. 계속된 초과로도 끝까지 밝혀질 수 없는, 그곳은 완성될 수 없는 것을 약속한다. 소유될 수 없는 시간이자 전적인 타자성. 그곳을 향해 열린 장소는 잃어버린 시간과 장소 없음 안에 머물 뿐이다. 지난한 기다림, 그리고 또 기다리기. 어느 순간 당신을 침입하는 가장 먼 것은 결코 가늠되지 않는다. 느닷없이 도착할 수밖에 없는, 무엇보다 가까운 감각. 기묘한 동거는 오직 영원 같은 찰나의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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