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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가계부 : 2월 짜깁기

B : 저축은 안 하는 만 서른 기획자, 남, 30세

by 모초록 Apr 03. 2025

B의 송파구 코스 (유원설렁탕-콰이어트 크림티- 붐치킨)

 31,900 


구본창 작가의 2024년 사진 달력

 32,000 



한 달 소비 내역을 뒤적여본다. 숫자보다는 텍스트 위주로 분류해 본다. 마신 것과 먹은 것, 본 것, 획득한 것, 방문한 곳 정도로 나누어졌다. 반복되는 텍스트, 주말과 연휴에만 쏠린 텍스트,8 마시고 먹는 것의

비중, 연휴가 월 단위 소비 결산에 미치는 영향 등이 눈에 띈다.


마신 것

주중엔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간다. 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보통 테이크아웃을 하고, 여유가 있는 날엔 매장에 앉아 마시고 가기도 한다. 앉아서 마시는 날엔 드립 커피를 주문하기도 한다. 이번 설 연휴 때엔 큰집에 방문하지 않아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동네 친구와 이곳저곳 카페를 많이 방문했다.


마지막 주말엔 주류 매장에 갈 일이 있었다. 작년 연말 교토 여행에서 마셔본 위스키 인트라바간자는 프랑스 위스키라는 점과 아름다운 삼각형 모양의 병 디자인이 특징이다. 인트라바간자를 취급하는 주류 매장이 이수역에 있어 방문했으나, 품절된 상태였다. 대신 아란 사의 Machrie Moor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위스키를 구입했다. 누구나 좋아할 법한 적당한 맛의 위스키였다.

2월 마신 것2월 마신 것


먹은 것

역시 주중엔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다. 주중에 방문한 식당 리스트가 거의 전체 리스트와 같다. 약 10곳 내외의 가게들을 번갈아가며 먹는다. 2월의 첫날엔 회사 근처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다. 오후 다섯 시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점심엔 갈 수 없는 요코스카 쓰나미에서 규동을 먹었다. 설 연휴 때에는 서울과 인천, 버티고개를 왔다 갔다하면서 먹었다. 13일엔 잠실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다. 피에프창을 처음 가봤다. 약속 장소로 좋은 중식당이다. 18일에 친구와 영화를 본 뒤 방문했던 유원설렁탕–콰이어트 크림티–붐치킨 코스는 송파구 최고의 코스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 중간중간 보이는 ‘민들레’라는 상호는 회사 근처 순댓국집 이름이다. 4년 동안 주기적으로 먹으면서 이제는 민들레가 순댓국의 기준이 되었다. 항상 돼지머리 국밥을 시켜 먹는다. 다대기가 국밥에 얹어져서 나오지 않고, 기호에 맞게 첨가할 수 있는 점이 좋다.

2월 먹은 것2월 먹은 것


본 것

만 서른이 되는 해다. 〈트루먼 쇼〉를 보면서 설 연휴를 시작했다.〈트루먼 쇼〉 포스터에는 트루먼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짜가 적혀 있는데, 계산해 보니 서른이더라.


〈퍼펙트 데이즈〉는 작년 연말 교토 여행에서 무자막으로 1회차 관람 후, 설 연휴에 2회차 관람을 했다. 1회차 관람 때 반 정도를 졸았는데, 이번엔 그래도 거의 다 보았다.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들은 워낙 잔잔해서 평소 관람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퍼펙트데이즈〉는 소재와 로케이션 등이 관심이 있고 익숙한 장소라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었다. 〈퍼펙트 데이즈〉를 보면서 설 연휴를 마무리했다.


〈가여운 것들〉을 공식 개봉 전 특별 상영으로 예매해서 보았다. 엠마 스톤이라는 배우의 커리어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또한 신화적인 연출에 더불어 모던하고 공예적이며 동화적인 연출까지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곧이어 개봉될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도 기대된다.

2월 본 것2월 본 것


획득한 것

평소에 즐겨 보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인 시티호퍼스가 발행한『 퇴사준비생』 시리즈 중 「교토」 편을 구입했다. 온라인 아티클을 모아놓은 개념의 책이다. 아티클의 퀄리티와 책으로 출간하는 기획이 멋지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회사 근처 피자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 들러본 사진 테마 카페에서 구본창 작가의 달력을 발견했다. 지난 달 방문했던 전시장에선 품절이라 구매하지 못했던 달력이었는데, 카페에 재고가 몇 개 있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나도 한 개를 구입했다. 설 연휴에는 인천 차이나타운에 들러 공화춘을 먹고, 맞은 편 과자 가게에서 중국 과자를 한 움큼 샀다. 전병과 스낵들이었다. 월말에 연말정산 금액이 들어왔다.

2월 획득한 것2월 획득한 것


방문한 곳

3차 예방접종을 끝으로 간염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설 연휴에는 음파구에 들러 J dilla 음악을 실컷 들었다. 15일엔 처음으로 후암글방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24일엔 영등포구의 핸드픽트 호텔에 묵어봤다.〈가여운 것들〉 특별 상영이 신도림 근처에서 진행되었기에, 근처의 궁금했던 호텔에 묵은 뒤 영화관에 방문하는 계획이었다. 처음 가보는 동네라 익숙하진 않았지만, 멋진 호텔이었다. 로컬 호텔이라는 컨셉을 잘 운영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2월 방문한 곳2월 방문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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