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 빠져도 괜찮아! 굴러만 가면 어디든 가겠지!
골프를 시작한 이후, 실력이 조금씩 나아지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매번 100타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반면 함께 라운딩을 나가는 친구들 중에는 80대 스코어를 가뿐히 치며 공을 정확하게 컨트롤하는 실력자들이 많다. 그들의 정교한 샷과 안정적인 스윙을 지켜볼 때마다, 자주 나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갖곤 한다.
한 번은 라운딩 도중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나가며 코스를 이탈할 때,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거리를 재고 핀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깨달았다. 내가 치는 공은 늘 어딘가 불안정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날아가는데, 그 친구들은 늘 자신만의 계획과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공을 찾고 스윙을 정비할 때, 그들은 이미 다음 샷을 예상하며 여유 있게 코스를 돌아보고 있었다.
친구들이 훌륭한 샷을 연이어 성공시키는 동안, 나는 그들의 실력을 지켜보며 한 발짝 물러서서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언제나 스코어에 초조해하며, 완벽한 샷을 기대하면서도 실수할 때마다 스스로를 탓하는 마음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친구들이 매 홀마다 자신만의 리듬을 즐기며 골프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조금씩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들과의 라운딩 속에서 내 속도로 플레이하며, 작은 성취와 발전을 더 소중하게 느끼고 있다. 80대 스코어를 치는 친구들이 여전히 대단해 보이지만, 그들과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내 스윙과 내 게임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스윙도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골프가 한층 더 즐거워졌다는 반가운 결과! 다만… 너무 즐기는 바람에 성적은 여전히 100타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