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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회복과 재도전 – 부상 후 첫 라운딩과 변화

벙커에 빠져도 괜찮아! 굴러만 가면 어디든 가겠지!

by 마이꼴 Feb 13. 2025

올해 봄, 나무에서 떨어져 큰 부상을 당한 후 두 달 가까이 꼼짝없이 지내야 했던 친구가 있었다.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시간을 보내며 몸은 점점 무거워졌고, 다시 필드에 설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커졌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마침내 첫 라운딩에 나섰을 때, 그 친구는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차올라 우리 모두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지켜봤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그가 공을 소심하게 툭 치며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라고 말하자, 우리는 “그 덩치에 저 샷이면 다들 오해하겠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그 친구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꾸준히 체중을 관리했고, 가을 무렵에는 마침내 몸무게가 100kg 아래로 내려가 99kg가 되며 한층 더 건강해졌다. 다시 필드에 나선 친구가 가벼워진 몸으로 힘찬 스윙을 날릴 준비가 되었지만, 여전히 소심한 샷이 나올 때마다 우리는 “이제 몸도 가벼워졌으니 샷도 좀 화끈하게 날려봐!”라며 격려 아닌 격려를 보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너털웃음을 지었고, 다들 웃음으로 가득한 라운딩이 이어졌다.     

그 친구의 골프에 대한 열정은 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충청도 공주에서 매번 약속을 위해 3시간을 달려와도 늦지 않게 시간을 맞추는 친구, 한 번은 도로가 막혀서 약속에 늦을 뻔했지만, 편의점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입가에 소스를 묻힌 채 나타나 “약속을 어기면 안 되지!”라며 웃어 보여 다들 폭소를 터뜨렸다.     


또 그 친구는 자신만의 독특한 연습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시골집 뒷산을 연습장 삼아 공을 날려대곤 한다. “내 뒷산은 내 연습장이야!”라며 힘차게 공을 날리는 그의 모습에 우리끼리는 “저 산은 네 공으로 가득하겠네!”라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멀리 있어도 늘 가까이 있는 이 친구 덕분에, 오늘도 우리는 웃음 가득한 라운딩을 즐긴다. 건강을 되찾고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골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시간 그 자체가 되었다.     


“덩치만큼은 산만해도, 친구들의 든든함이 함께라면 소심한 샷도 멀리 날아갈 법. 편의점 햄버거로 시간을 맞추고, 산을 연습장 삼는 친구 덕분에 우리의 라운딩은 더욱 유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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