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 빠져도 괜찮아! 굴러만 가면 돼.
골프 라운딩을 나설 때면 늘 자신만만하게 계획을 세운다.
티박스에 서기 전 머릿속으로 완벽한 샷을 그려보고, 이번 홀에서는 확실히 좋은 스코어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공은 내가 예상한 대로 날아가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스윙이 조금만 틀어져도 공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며, 홀에서 점점 멀어지거나 벙커와 해저드에 빠져 한참을 헤매게 만든다. 골프가 나에게 일깨워주는 첫 번째 교훈은 바로 기대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한 번은 완벽하게 스윙했다고 생각했지만, 공은 힘없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해저드로 빠졌다. 다 잡은 것 같았던 상황이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때마다 스스로를 탓하기도 하고, 괜히 바람이나 경사에 핑계를 대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라운딩이 주는 진정한 가르침은, 내 기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큰 인내와 꾸준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완벽한 계획을 세워도 현실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곤 한다.
그런데 골프에서는 그런 실수와 오차를 감싸 안을 줄 알아야 점점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다. 한 샷 한 샷의 결과가 다를지라도,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다시 리듬을 되찾아가다 보면 스코어는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한다. 기대와 다른 현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차분히 스윙을 이어가는 법을 배워가며, 오히려 삶에서의 조급함을 내려놓게 된다.
그렇게 매 홀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들을 마주하며 얻은 교훈은 골프장을 떠난 후에도 내 삶에 남는다. 목표와 계획이 꼭 기대처럼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다잡고 또 한 번 새롭게 도전하는 자세가 조금씩 스며든다. 그리고 홀을 넘길 때마다 스코어와는 상관없이 내가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스윙 하나하나가 기대와 현실 사이의 차이를 일깨워주는 골프는,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배우는 법을 가르쳐준다. 인생도 결국 스코어가 아니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스윙하는 과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