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이 아닌 이상(영어가 모국어인 남편과 산다 해도) 영어는 꾸준히 공부를 하거나 원서를 읽어줘야 하는데 별로 마음이 안 가는 이유가 뭘까. 일단 영어는 뒤로하고 나는 올해 구몬 일본어를 시작하였고 생각보다 재밌게 공부하고 있다. 너무 슬슬 대충 해서 문제지만 재미있다는 게 중요한 거라고 억지 부려본다.
'영어? 한국어? 에이 나는 너네(가족들)가 못하는 언어를 한다.'라는 뭔가 튀고 싶은, 혼자 특별하고 싶은 심보가 있는 걸까. 그것도 그렇겠지만 나한테 일본어는 완전 낯선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 그러니까 유치원 시절에 일본에 살았었다. 아빠가 주재원 발령이 나서 약 4년 정도 있었는데 그때가 내 언어 습득이 폭발하는 시기 여서 그랬는지 아직까지도 많이 기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후 한국에 살면서 일본어 말 할 기회가 없어 싹 잊어버리고 영어를 중시하는 한국의 교육 환경에 살다 보니 영어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러다 영어 강사도 했고 캐나다인과 결혼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영어는 새롭지 않고 이제 좀 지겹다고 해야 하나. 절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신선하지 않은 언어라는 뜻이다. 올 겨울에 아이가 학습지를 시작해서 나도 같이 해 볼까 하고 가볍게 시작했는데 '오호~' 구몬이 학생 학습용으로 시작을 해서 그런지 본문을 공부하는 내내 옛날 생각도 나고 '맞아 맞아, 이렇게 말했었지!' 하며 혼자 신나서 따라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구몬에서 봤던 단어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입 밖으로 말해보고 있는 내 모습이 재밌다. 한국어와 비슷한 단어가 많아서 어감이 참 마음에 들고 어쩐지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추억소환이 된다. 영어 공부 할 때의 기억은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닌가 보다. 확실히 어릴 적 접했던 것들은 그것이 언어든 놀이든 일상이 든 간에 다 긍정적으로 내 안에 남아있는 것 같다. 모든 게 당연하지 않았던 맑은 어린 시절이었으니 그렇겠지.
일주일에 한 번 화상으로 공부한 것 복습 겸 15분 수업을 하는데 사실 매일 풀지 않고 수업 한 시간 전에 읽어보고 애매한 거는 써보면서 수업 준비만한다. 시작한 지 4개월째, A단계부터 시작해 지금 B단계를 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나한테 그리 어렵지 않아서 이게 가능하지만 점점 어려워지면 좀 더 자주 들춰보게 될 것 같다. 아무튼, 니 혼고 노 벤꾜와 다노시데스. 니혼고와 와다시노 趣向しゅこう(취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