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앉아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 눈도 피곤하고 허리에도 무리가 가는데 뭐가 좋다고 이렇게 꼭 시간을 내서 읽고 쓰는가. 그렇다고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끔은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를 책 <스토너>에서 찾았다.
"이건 사랑일세, 스토너 군." 슬론이 유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는 사랑에 빠졌어. 아주 간단한 이유지."
<스토너> p.32 , 존 윌리엄스
깡촌에서 농사를 짓던 스토너가 대학에 가서 자신의 전공인 농업이 아닌 영문학에 빠져버린다. 그런 스토너에게 교수가 하는 말이다.
내가 건강에 별로 좋지도 않은 정적인 행위를 시간을 많이 들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책과 춤을 추고 글쓰기를 하며 파티를 여는 것이다.
이 행위는 겉으로 보기엔 정적으로 보이지만 나의 내면은 그 무엇보다 동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앉아 있을 동안 나는 모른다. 오랜 시간 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몸이 아플 때까지 알아채지 못한다. 어쩌면 위험한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닐까. 언젠가 책과 글쓰기를 완전히 놓아버리는 날이 올까. 눈이 안 보일 때거나 앉을 수 없을 때 놓아버릴까? 그땐 귀로 듣고 입으로 쓰면 되지 않을까. 오디오북과 인공지능이 한몫하겠군. 영원히 놓아버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죽을 때까지 책과 춤을 추고 글을 쓰며 파티를 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