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혼혈아이는 처음입니다.

by 제이미

엄마도 처음이고 육아도 처음, 교육시키는 것도 처음인데 더군다나 혼혈아이이다. 태어나자마자 이중언어를 접하고 사용하는 아이를 키우는 것도 처음이다. 이 아이는 나의 아들이자 연구 대상이다. 아이의 애칭은 '올리'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올리

올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여느 아이들처럼 어린이집을 다니고 뽀로로를 보고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며 자랐다. 외모는 엄마 쪽의 유전자가 조금 더 강했는지 어두운 색 머리에 코도 납작하지만 눈은 확실히 큰 귀염둥이이다. 얼마 전 남편, 나, 올리가 나란히 세 할머니들 옆을 지나갔다. 그랬더니 할머님들은 "제는 아빠를 안 닮았네." 이러고 지나가신다. 내가 거리를 두고 뒤에 지나갔는데 내가 엄마인지도 모르시고 남편과 올리만 쳐다보신다. 아빠도 엄마도 안 닮은 모양이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그렇게 우리는 항상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씩 꼭 느낀다.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올리

어딜 가든 사람들이 올리를 쳐다보는 이유는 외모보다는 언어 때문이다. 아무리 아빠가 영어를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모국어는 한국어를 선택할 줄 알았다. 올리가 5세쯤 되던 해(만 3세)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부쩍 영어를 더 많이 쓴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때 아이는 언어가 폭발하는 시기였고 영어가 더 표현하기에 쉽다고 느낀 모양인지 영어를 모국어로 선택을 했다. 그때 마침 뽀로로나 타요는 졸업하고 영어로 된 콘텐츠에 푹 빠지기 시작했던 게 큰 영향을 준거 같다. 이렇게 나의 예상은 빗나가고 한글책이나 한국어 콘텐츠를 들이밀어보았지만 더디기만 했다. 아빠는 자꾸 자기 전에 영어책만 읽어주었고 영어 원서가 한글책에 비해 그림이나 내용이 훨씬 재미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 모습이 제일 예쁜데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없다. 숙제만 하면 졸리단다.

그래도 유아기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초등 과정이다. 한글이 더디니 모든 과목의 이해력이 떨어지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편차는 심해진다. 이중언어를 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바심으로 나의 잔소리가 늘어간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엄마도 처음, 이중언어를 하는 아이를 키우는 것도 처음이다. 서툴 수밖에 없다. 잔소리를 한다고 느린 아이가 하루아침에 빨라지는 것도 아니고 오늘도 잔소리한 것을 후회하며 다시 다짐해 본다. 그냥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가자. 그럼, 뭐라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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