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 증후군

좋은 리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가? 

혹시 좋은 리더를 팀원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좋은 이야기만 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좋은 사람으로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팀원으로서 따르고 싶은 좋은 리더가 되기는 조금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리더들이 나중에 팀원이 자신을 따르지 않을 때 혹은 조금이라도 불만을 이야기할 때면  ‘내가 이렇게 잘해 줬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서운해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움받고 싶지 않다. 그리고 당연히 쉽게 미움을 살 수 있는 리더라는 자리에 가면 더욱더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일 것이라 생각한다.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커지고 삐뚤어지다 보면 팀원들에게 잘 보이고자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게 되고 그런 노력들은 대부분 팀원들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만들고는 한다. 

예를 들면, 아주 간단한 업무조차도 너무 어렵게 부탁하고, 너무 빙빙 돌려 말해서 칭찬인지 피드백인지 헷갈리게 하거나,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은 팀원을 그냥 방치해 두는 리더가 나의 팀장이라 생각해 보라. 그들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따르고자 하는 마음보다 불만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리더는 때로는 욕을 먹더라도 확실히 말할 수 있어야 하고, 팀원들이 같은 곳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에 팀원들이 유독 따르고 인기가 많았던 한 팀장님이 있었다. 나의 직속 팀장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팀의 팀장이라 자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분의 경우,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카리스마가 있으며, 빈틈없이 일을 처리하고 말을 할 때도 다소 차가워 보일 정도로 똑 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모습 덕분에 멀리서 보면 다가가기 좀 어렵고 무서운 팀장으로 보이는데, 팀원들은 굉장히 잘 따르고 스스럼없이 그 팀장을 대하는 게 신기했었다. 나중에 그 팀장과 가까워지면서 알게 된 부분은 팀원의 실수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즉시에 명확하게 이야기해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놀라웠던 점은 그녀의 피드백에는 어떤 감정도 섞여 있지 않고, 정확하게 요점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때로 상대방의 감정이 상할 것에 대비해서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하기에 꺼려지곤 한다. 그러다 보면 참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참게 되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쌓여, 나중에 아무리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려 해도 그 참았던 감정이 삐져나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선의 피드백은 즉시에 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그래야 팀원들 역시 감정이 섞이지 않은 피드백으로 훨씬 명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팀원 역시 리더가 말을 하진 않지만, 뭔가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느낀다. 그리고 ‘내가 뭘 잘못했나?’ ‘왜 화나셨지? 나 때문인가?’하는 생각에 훨씬 더 불안해지곤 한다. 

사실 일을 하면서 우리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그런 순간에 리더의 피드백이 억울하거나 서운할 수 있지만 사실 그런 감정은 잠시일 뿐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경험으로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팀원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좋은 사람이 되지 말고 좋은 리더가 되자.  

팀원의 입장에서 좋은 리더에 대해 다시 정리해 보면, 팀원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며,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 부여가 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