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밤을 보내야만 팀워크가 생기나요?

모든 리더들은 팀워크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당연하다.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자신의 팀 분위기가 좋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큼 든든하고 기분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팀워크라는 것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개인보다 팀이 강조되다 보면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팀워크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좋은 리더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듯이, 좋은 팀 워크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간혹 몇몇 분들의 경우, 함께 식사를 하고, 사적인 대화를 자주 나누고 혹은 사석에서 만날 정도로 친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은 팀워크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어떤 팀에서 자신들의 가장 큰 강점은 팀워크가 좋다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자부하는 모습들을 본 적이 있다. 그 팀의 매니저뿐 아니라 주요 팀원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한 번은 해당 팀에 지원 간 적이 있는데, 실제로 팀원들끼리 서로 굉장히 친해 보였다. 서로 웃으면서 장난도 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팀 분위기가 굉장히 밝게 느껴졌다. 그래서 잠깐 몇 시간 동안은 정말로 팀워크가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업무가 진행되고 점점 상반되는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팀원들은 서로 자신의 담당 업무에만 집중하며 아무나 금세 처리 할 수 있는 작은 업무도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에게 업무를 넘기고, 업무에 대한 인계나 요청을 할 때도 왜 자신이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반문을 제기하며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고, 어떤 실수나 사소한 업무적 결함이 발생했을 때, 끝까지 범인을 색출하기에 나서며 공포의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주니어나 신입직원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을 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주는 선배 직원은 없었다. 과연 이 팀이 팀워크가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친목 도모가 아니라, 일하러 회사에 모인 사람들이다. 당연히 일하는 사람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는 존중과 적절한 친밀감을 갖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그것은 아주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사항이지, 그것만으로 해당 팀의 팀워크가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적으로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팀에서 진행하는 어떤 프로젝트에 팀원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협조하고 유기적으로 일을 진행하는지, 팀원이 어떤 실수를 했을 때 함께 도와 일을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서로 삭막하게 일만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당연히 적절한 친밀감을 위해 친목도모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주만 아니라면, 함께 팀런치를 하던 회식을 할 수 있다. 다만, 제발 함께 잠을 자야 하는 워크숍이나 여행 같은 것은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편한 사이라 해도 회사 사람들과 함께 밤을 보낼 필요는 없지 않나. 숙박을 한다고 해서 특별히 친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친해진다고 해도 그것이 일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지도 잘 모르겠다.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방법이 꼭 함께 술을 먹고 잠을 같이 자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점심이나 티타임을 하면서 혹은 간단한 미팅을 통해서 혹은 업무 중 잠깐 쉬는 시간에 가벼운 스몰 토크를 통해서도 분위기를 밝게 만들 수 있다. 너무 각 잡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이라는 압박감으로 진행되는 점심이나 회식 혹은 워크숍 보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오전 시간에 나누는 가벼운 이야기, 업무 중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의견을 내는 시간, 자연스럽게 마련되는 티타임이나 점심시간이 오히려 더 팀워크를 부드럽게 다져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