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나 Oct 22. 2023

애사심이 꼭 필요한가요?

평생직장이 없어진 지 오래고, 자의 든 타의 든 지금 다니는 회사가 자신의 마지막 회사라고 확신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다 보니 요즘 직장인들이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깊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아직도 애사심이 없다는 이유로 요즘 직원들에 대해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고, 밥벌이 수단 정도로만 바라보고,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젊은 직원들에게 어떻게 애사심을 심어주고 회사에 충성하게 만들지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리더 분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의문이 들었다.

애사심이 꼭 필요한가?

회사를 사랑해야만 일을 잘할 수 있을까? 주변에 회사를 너무 사랑하는 분들을 보면 그리 일을 열심히 하지도 잘하지도 못하는 것 같이 보이는데, 왜 회사를 사랑해야 하는지 늘 의문스러웠다. 나 역시도 앞서 리더들이 어려워하는 직원들처럼 이 회사에서 내가 언제까지 일하게 될지도 모르고 더 좋은 기회가 생기면 이직을 하거나 퇴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당장 그만 둘 정도로 회사를 싫어하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회사가 아닌 내가 하는 이 업무가 앞으로 내 커리어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여기서 경험과 경력을 쌓고 다음으로 어떤 회사 혹은 어떤 직무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그 길 위에 현재라는 업무가 놓여있고, 이 업무를 잘 실행해야 다음 단계로 순조롭게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업무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기도 하고 발견한 길로 가기 위해 현재의 업무를 더욱 색다르고 과감하게 진행해 볼 수 있는 의지가 생기기도 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함께 일했던 리더 분 때문이었다. 그분은 늘 내게 이 회사에서만 꿈을 키우지 말라고 이야기하셨고, 앞으로 나의 커리어가 회사를 나가서 어떤 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 주셨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한지, 승진이나 직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고 할 수 있는지 이며, 지금 내가 맡은 업무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늘 시간 날 때면 이야기해 주었다.

당시에 나는 이직 후 적응하면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을 때였다. 특히 이 업무가 내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막막하고 원래 하고 싶던 직종으로 새롭게 시도를 해야 하나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던 시기였다. 그때 그분이 전해 준 커리어 패스에 대한 이야기들 덕분에 앞으로 나의 길이 점점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비전이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커리어 패스를 위해서 지금 내가 하는 업무에서 어떤 경험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어렵고 하기 싫은 업무들도 하나의 배워가는 과정이고 이 경험이 나중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진행하기도 했다.

요즘 기업 오너의 스피치들을 보면, 개인의 성과를 중시하는 이야기들이 많고, 개인의 성과가 결국에는 회사의 성과라는 이야기들도 많이 한다. 이렇듯 개인이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제 애사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뒤처진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애사심 보다 업무에 대한 오너십이 더욱 중요하다.

즉, 맡은 업무에 대해 얼마나 주인 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는지가 앞으로는 더욱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직원은 자신의 성과를 올리고 그 경험을 통해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고, 회사는 직원이 쌓은 성과를 통해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중간에서 밸런스를 유지하고 서로 윈윈 할 수 있게 있어주는 사람이 바로 팀 리더이지 않을까?

keyword

Brunch Book

리더 관찰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