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교육 해야 할까
요즘 육아는 유난히 어려운 것 같다. 육아에도 유행이 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달해서 유행 주기가 더 빠르게 바뀌기 때문 아닐까. 조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며 공동육아를 했던 과거와 달리, 주양육자 혼자 아기를 키워야 하는 핵가족화 때문도 있을 듯 하다. 손끝으로 유튜브 영상을 한번 누르면 남의 집 아기의 하루 일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부모가 흘러넘치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홀로 길을 찾아야 한다. 인스타그램으로 지인들의 소식을 확인하다보면 느닷없이 육아 콘텐츠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런 인터넷상의 정보들은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나는 전문 육아서를 기반으로 큼직한 방향성을 잡고 있다. 말은 이렇게 쉽지만, 실전은 다르다. 육아서, 특히 소아과 의사가 집필한 책에서 추천하는 방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모유수유 24개월(최소 6개월까지는 완모), 이유식 지침(토핑 이유식, 자기주도 이유식, 엄마표 이유식 등), 가정 보육 36개월... 무엇보다 수면 교육은 필수라고 한다.
이 중 수면 교육은 요즘 매우 핫한 육아 콘텐츠이다. 일단 아기의 수면이 잡히지 않으면 아기의 컨디션이 저하될 뿐 아니라 부모까지도(특히 맞벌이 부부일 경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육아서들은 입을 모아 수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가에서 필수로 진행하는 6개월 영유아검진 사전문진표까지도 수면교육 여부를 확인했다. 내 인스타그램에 한때 수면교육의 장점과 수면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담은 영상이 계속 뜨더니, 최근에는 수면교육의 단점과 부작용에 대한 콘텐츠가 뜬다. 이렇게 난무하는 정보는 나를 비롯해 많은 부모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육아는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기 마련인데, 가족들이 함께 부대껴 자는 문화가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수면교육은 낯설다. 실제로 여러 사람들과 수면교육에 대해 이야기해보니 우리 어머니 세대에는 수면교육을 반대하는 분들이 많았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한 내 또래 지인들 중에서도 수면교육을 한 사람들을 찾기 쉽지 않았다. 나도 처음에는 어두운 방에 우는 아기를 혼자 두고 나오는 모습과 연관 지으며 수면교육을 '혼자 울다 지쳐 잠들게 하는 수면 방식'이라고 생각해 거부감을 느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면교육 업체들의 마케팅 수법에 휘말려 들어간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더 자세히 공부해 보니 수면교육은 훨씬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개념이었고, 방법도 다양했다.
내가 생각하는 수면 교육의 가장 큰 요소는 총 4가지다.
1. 수면환경 조성 (부모와 수면공간 분리, 암막커튼 설치, 침대 위 물건 제거, 온습도 관리 등)
2. 규칙적인 일과 지키기
3. 수면의식 진행
4. 스스로 입면 / 스스로 잠 연장
나는 이 중에서 4번을 제외하고 수면교육을 했다. 내가 도움을 받은 수면교육 컨설팅 업체에서는 4번을 제외할 경우 수면교육 기간이 길어질 것이며, 수면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밤중에 1~2회 깰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수면교육을 하는 내내 아기 혼자 울게 두는 4번이 불편했고, 수면교육 기간 동안 입면과 잠 연장을 매번 도와줬음에도 내가 만족하는 수준의 수면교육 결과를 달성했다. 6개월부터 수면교육을 시작한 우리 아기는 입면과 잠 연장을 가끔 도와줘야 할 때가 있긴 하지만 이제 밤잠은 10시간 넘게 쭉 자고, 낮잠은 일정한 시간에 1~2시간씩 잔다. 잠을 잘 자니 온종일 컨디션이 좋아 이유식도 잘 먹고, 잘 놀고, 건강하다. 수면교육은 흔히 부각되는 장점인 부모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아기의 안전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으므로 조금 더 많은 가정에서 각자의 환경에 맞게 변형하여 수면교육에 도전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