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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Oct 18. 2024

좋아하는 것들의 연결

 매달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주로 필름사진전을 열지만 그림책 작가의 원화를 전시하거나 브랜드 전시를 하기도 하는데 이번 달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캐피디자인과 브랜드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 

 전시 제안 메일을 보내고 진행이 성사된 후 전시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캐피모닝 티셔츠와 필름로그 업사이클 카메라가 함께하는 출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HAVE A KAPPY DAY!>라는 전시 컨셉과 출사 프로그램 모두 직접 기획하고 제안해 성사되었는데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기획하고 해 나가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는지 캐피디자인에서 포토그래퍼와 함께 출사 프로그램 참여와 브랜드 컨텐츠 촬영, ‘Kappy meet people’ 인터뷰를 제안해 주셨다.

 미리 보내주신 질문지를 읽다가 ‘서점에서 브랜드 전시 등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원동력과 지금 하는 일이 원래 꿈이었는지’ 묻는 질문을 읽고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사진전을 열고 브랜드 전시를 하게 된 일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서점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겨진 일이었고 더 너머로는 패션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여러 브랜드를 담당하며 컨텐츠를 기획했던 일, 프리랜서로 일러스트와 디자인 작업을 하고 십수 년간 필름사진을 찍어 왔기 때문에 공간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글, 사진, 그림은 그때그때 우선순위가 달라지기도 했지만 늘 곁에 있었다.

 며칠 전 5월 전시를 함께했던 콜라주 아티스트 논센소 작가님이 오셔서 작가님에게 이런 요즘의 생각들을 이야기하니 나를 이룬 것들을 한 선상에 나란히 둔 곳이 오케이 슬로울리 같다는 말과 함께 ‘좋아하는 것들의 연결’이라는 말을 해 주셨다.

 공간 곳곳에 놓여 있는 필름 사진들을 보면서 가끔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말할 때가 있는데 달리 말하면 ‘지금의 내가 10년 후의 나를 만들겠구나’라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미래에 기다리고 있을 나에게 미안하지 않게 하루하루 성실해야겠다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해 본다. 과거의 내가 지금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처럼 나의 취향을 살피고 마음 가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좋아해야 겠다고. 


“과거와 미래로 펼쳐진 나들 사이에 내가 서 있다. 어느 쪽으로든 발을 디뎌야만 닿을 수 있는 내가 이쪽저쪽에 서 있고. 언제나 나는 나를 만나러 가는 기분이다. - 김화진 『동경』” 


(2024. 6)


사진 ©송병준

[Kappy meet people] 좋아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오케이 슬로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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