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레보보봉 Aug 27. 2022

이렇게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지 말아 주세요(합장)

동네서점의 인스타그램 활용에 관하여






나는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서점 사진을 올린다. 먼저 블로그에 동네서점 리뷰를 다 작성하고 올리면, 인스타그램에 해당 서점 사진 몇 장을 올리고 블로그 게시물 링크를 건다. 두 군데 다 같은 서점 게시물을 올리면 확실히 인스타그램의 조회수가 더 많다. 인스타그램은 블로그 홍보를 위해서 사용하는데, 오히려 블로그보다 인스타그램 방문자가 더 많아졌다.


가끔 내 인스타그램 서점 사진에 “ㅇㅇ공식 계정인데 예쁜 책방 소개로 활용하기 위해 사진을 사용하고 싶다”라고 댓글이 달린다. 댓글을 다는 계정은 맛집이나 데이트 코스 소개하는 계정인 경우가 많다. 주로 동네 서점 사진은 ‘ㅇㅇ에 있는 예쁜 북카페 10곳'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곤 한다.






지금은 네이버보다 인스타그램으로 검색해서 맛집을 찾는다. 아마 네이버 블로그는 홍보 게시물이 많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기피하지만, 블로그보다 인스타그램 사진이 세련되고 감성적인 스타일이라 더 끌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몇몇 사람들은 인스타 맛집을 외관은 예쁘고 특이하지만 맛은 별로인  빛 좋은 개살구라고 욕하지만, SNS에 올려진 예쁜 사진 한 장이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무시할 수 없다.


동네서점도 오래 유지하려면 손님들이 계속해서 방문해야 한다. SNS 홍보로는 사진이 중심인 인스타그램이 최적이기 때문에, 동네서점에서도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한다. 서점 사진뿐 아니라, 북토크 홍보, 운영 시간 공지 같은 중요한 사항들도 대부분 인스타그램 게시글로 올린다. 공식 홈페이지가 있고 블로그도 같이 운영하는 동네서점도 있지만, 대다수 서점들은 인스타그램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심지어 책 입고 문의도 메일보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처리하니, 동네서점을 새로 운영하려면 인스타그램은 필수적으로 깔아야 하는 앱인 셈이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에는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인스타그램 로그인이 안 된 상태에서 접속을 한다면 로그인하라는 문구가 계속 떠서 사진을 확인하기 정말 불편하다. 동네서점을 방문하고 싶은데 해당 서점이 인스타그램만 하는 경우, 인스타그램 회원이 아니라면 공지를 확인할 수 없다.


몇몇 손님들 중에서 인스타그램 공지를 매우 성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인스타 맛집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보면, 인스타 맛집들이 스토리에 “오늘 하루 사정이 있어서 쉽니다(합장 이모티콘)”라고 공지하는 것을 비꼰다. 댓글들도 합장 이모티콘이  보기 싫다고 동조하는 내용이 많다.  이유는 즉흥적으로 인스타 스토리에 성의 없이 올리는  같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을 가게 주인과 손님의 약속이라고 본다면, 영업시간을 자주 변경하는 것은 손님과의 약속을 쉽게 깨는 것과도 같다. 그런데 동네서점도 앞에 언급한 인스타 맛집과 비슷하게 공지를 한다. 아니, 인스타 게시물이나 스토리라도 올려주는 곳은 양반이다. 인스타그램에 영업시간을 적은 곳은 방문할 때 참고를 할 수 있지만, 영업시간도 없고 쉬는 날도 불규칙할 경우는 그냥 방문하는 수밖에 없다. 내 경험상 그런 서점들은 대체로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는 SNS 특성상, 서점 계정이라 해서 서점에 관한 공지만 올라오지 않는다. 입고된 책 리스트, 사장님이 정성스럽게 쓴 책 리뷰, 서점에 방문한 인상 깊은 손님의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이 올라온다. 서점 계정에 올라온 피드를 확인하며 좋은 책도 알게 되고 서점 정보도 확인할 수 있어 좋지만, 문제는 좋은 이야기만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손님도 있다면 진상 손님도 있는 법. 가끔 진상 손님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 사장님을 위로하고 싶어 진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계속 읽게 되면 어떨까? 솔직히 손님인 나로서는 서점 계정에서 그런 글을 계속 접하면 “사장님 정말 힘드시겠다”라는 반응보다, “별 걸 가지고 예민하게 구네”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좋은 이야기만 하란 법은 없지만 적어도 손님을 까는 건 비공개 계정에서 털어놓는 게 좋겠다.


내가 쓴 부분은 인스타그램의 일부분으로 모든 동네서점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우연히 뜬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새로운 서점도 알게 되고, 서점에서 한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코로나 시기에 북토크를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서점 사장님과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도 소통한 것처럼, 동네서점 탐방을 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할 사람들을 만났다. 그래도 나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동네서점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동네서점은 나만 아는 것보다 여러 사람들이 아는 것이 좋으니까.






이미지 출처

Pixabay로부터 입수된 MrJayW님의 이미지입니다. 

https://pixabay.com/images/id-3579238/

이전 03화 동네서점에 친구와 가지 않는 이유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