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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향기 Aug 01. 2023

글쓰기를 계속해야 되나?

밀당 천재 다음( DAUM)

 글 쓰는 것에 대해서도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회의감이 몰려와 당분간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라는 것도 없고, 쓰는 것이 즐겁고, 쓰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는데, 오늘은 이렇게 소득 없는 일에 시간을 왜 쓰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 애들 말대로 현타가 오네요. 


 큰 방향성도 없고, 뚜렷한 목표도 없고, 나만 읽고 말 글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점점 움츠러듭니다. 무슨 일을 하든 경제성과 효율을 따지는 습관 때문인 것 같습니다. 브런치가 무임금으로 우리를 부려먹고 있구나 생각도 살짝 들었습니다. 물론 글쓰기 공간을 서버에서 제공하는 건 고마운 일이기도 하네요. 또 방학을 경제적으로 보내야 된다는 압박감도 한몫합니다. 일반 직장인들은 쉴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을 부여받았으니 뭔가 결과가 보이는 행위를 해야만 될 것 같은 느낌인 거죠.


  다시 생각해 보면 브런치 글쓰기를 통해 엄청난 소득을 얻긴 했죠. 아들을 안아주고 그 이야기를 글로 쓰며 엄마 마음은 안정되었고, 아들은 엄마 맘을 조금은 이해했는지 마음의 문도 조금 열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인 저는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는 게 큰 소득이지요. 그래서 또 글을 계속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왜일까요. 1학기 끝나자 바로 여행을 가고, 건강검진을 하고, 둘째 아들 친구들 대접을 하고 피곤해서일까요? 그만 써야겠다는 마음이 훅 오르고 부끄럽다는 생각도 막 들고 복잡한 날이네요. 엄마 노릇 제대로 안 하고 뭐 하고 있나 생각도 들고요. 

 자존감이 낮은 제 성향도 한몫 보태는 것 같습니다. 욕심 많은 성향도 한몫하네요. 뭔가 멋들어진 작품을 쓰고 싶나 봐요. 감동을 주고 싶은 글을 쓰고 싶나 봐요. 욕심만큼 글은 따라주지 않는데요.


 그런데 이 죽일 놈의 사랑, 다음(DAUM)이 제 부산 여행기를 아주 잠깐 메인에 올려주네요. 내 마음을 절대 알 턱이 없는데 잠깐 올려 줘 놓고, 결국 또 브런치에서 다시 글을 쓰게 만듭니다. 

  다음이 저랑 밀당을 하는 건지, 종일 메인에 띄워주는 것도 아니고, 아주 아주 잠깐 올려주면서 글쓰기를 그만 못 두게 하네요. 요 정도 밀당에 제가 끌려가야 되는 걸까요? 다음의 밀당을 확 뿌리치는 멋진 여자가 되고 싶은데 살살 끌려가고 있습니다.

  겨우 요 정도 노출에도 확 끌려오는 약한 여자라는 걸 다음이 너무 잘 아네요. 좀 더 강해져야 되는데 마음이 약해집니다.



밀당 천재 다음(DAUM),
일단 네 밀당에 한 번은 넘어가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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