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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향기 Aug 10. 2023

글쓰기로 소통하며 웃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인연이 생겼습니다.

  우울로 살만 찌고 웃음이 걷혀 가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학교에 가면 귀여운 아이들의 말과 생활이 기쁨을 주긴 했으나 내 생활은 전반적으로 우울기가 가득했다. 아들이 반항하면 김치와 밥만 먹어대며 폭식을 했고 고스란히 살로 갔다. 고지혈증에 당뇨 수치도 좋지 않게 되었다. 자식을 키운다는 게 기쁨이 되어야 하건만 몸과 마음이 다 망가졌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 자식 걱정에 내 몸이 어떻게 되는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교실이란 공간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도 싫어졌다. 누군가를 만나면 아들 이야기를 늘어놓고 한탄할 것 같아 두려웠다. 사교적이진 않지만 사람을 너무도 그리워하고 사귀는 것도 좋아하고 누군가와 정을 나누는 게 즐거웠던 나는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어떻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소외되지 않으려고 남들이 다 피하는 부장을 하기까지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인간관계가 유지되고 내가 이상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랬던 내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독자들과 소통하며 웃기 시작했다. 익명의 공간이 주는 즐거움이었다. 내가 어디에 사는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풀며 위로받는 것이 좋았다.

  글을 써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할 때 작가님들은 힘이 되어 주었다. 첫 번째는 이숲오 작가님. 독자가 몇 명 되지도 않고 댓글도 전무하던 시절 다작에 대한 부끄러움을 털어놓는 글에서 힘을 주셨다. 사실 그 글을 쓰면서 글을 그만 써야 될까 고민을 엄청 했었는데 작가님의 1호 댓글은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독자가 어느 정도 늘었다.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작가님도 생겼다. 그분들의 댓글은 항상 힘이 되고 날 웃게 한다. 40 넘어 고향을 떠나왔다. 새로운 지역에서 다시 인간관계를 맺기가 쉽진 않았지만 새로운 인연들이 생겼다. 그것처럼 브런치 공간에서 또 다른 인연의 끈들이 생긴 것이다. 만날 일도 없고 옛 친구들처럼 언젠가 끊어질 인연들이란 것도 안다. 그렇지만 브런치 공간 안에 머무르는 동안은 함께 할 글동지들이어서 이 분들의 글을 보면 기쁘고 응원하고 싶어 진다.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아서 더욱 좋은 관계이고, 글을 쓰는 분 들이어서 댓글마저도 정이 넘치고 문학 소설 같다. 새로운 인연의 힘은 그렇게 나를 웃게 만들었다.

 글쓰기가 나를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고 새로운 환경을 선사해 주었다.


글쓰기로 소통하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자 삶에 기쁨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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