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조사

4. 축구 여행도 공부가 필요하다!

by FG SYLEE

영국에 축구 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니 부러우면서도 고맙다.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축구 여행이라고 해서 설렘만 가지고 여행을 준비해서는 절대 안 된다. 확신컨대 영국 축구 여행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렵고 귀찮다. 괜히 축구 여행 패키지가 활성화돼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계획 짜는 게 싫거나 자유 여행이 아니어도 괜찮다면 패키지여행을 권한다. 오히려 패키지여행이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경기 티켓부터 숙박, 가이드까지 붙여주다 보니 내 시간 내서 준비할 사항이 상대적으로 적다.

nature-2990060_1280.jpg

하지만 나는 절대 자유여행 체질인 사람이다. 그래서 한 번도 패키지여행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패키지여행 상품은 최소한의 참가자를 채우기 위해 대부분이 수요에 맞는 구성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국 선수가 뛰고 있는 팀의 경기를 담는다던가, 빅 매치 위주, 혹은 접근성 좋은 런던 연고 팀 경기로 말이다.


하지만 나같이 한 팀을 깊게 좋아해 그 팀 위주로 계획을 짜고, 나머지 시간에 다른 팀 경기를 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패키지 상품을 피해야 한다. 패키지 상품은 참가자들과 다 같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동선과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 이게 얼마나 잔인한 이야기냐면 당신이 원하는 선수에게 사인을 받고 싶어 훈련장에 갔는데, 설령 해당 패키지 상품에 훈련장 방문이 있다고 할지라도 선수가 나오기 전에 가이드가 이동하자고 하면 떠나야 한다. (물론 요즘에는 적절히 자유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구성된 패키지 상품도 나오고 있는 것 같으니, 이는 직접 자세히 찾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런 여행은 선호하지 않는다. 게다가 티켓 구하는 것도 빅매치가 아니고서야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토트넘과 울버햄튼 간 경기도 예외적으로 코리안더비라 구하기 어렵다.) 당연히 직접 티켓을 구하는 것이 패키지 상품을 통한 티켓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기도 하다. 언제 한 번 패키지 상품 가격과 2차 거래 사이트로 유명한 스텁허브 가격을 비교해 본 적이 있는데, 패키지 상품 티켓이 무려 1.5배 이상 비쌌다.


하지만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 처음 유럽 축구 여행을 떠나 모든 게 낯설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 돈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패키지 상품을 추천한다. 가이드만큼 이 분야에 해박한 사람은 없으며, 일반인들은 모르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한국인 여행객들과 친목을 다지고 안정감 속에서 여행하기도 수월하다. 혼자 여행하고자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방법이다.



다만 나는 이 책에서 패키지 상품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내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축구와 관광을 모두 잡는 자유 여행을 가정한다. 당신이 잉글랜드 축구 여행을 준비한다면 스스로 공부해야 할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잉글랜드 축구의 다채로운 대회

2) 프리미어리그 일정과 유의사항

3) 프리미어리그 티켓 구매 프로세스

4) 축구 여행을 즐기기 위한 다양한 방법

5) 대중교통 파업

6) 숙소와 관광

7) 영국 축구 여행 준비물

8) 영국 축구 문화


다음 글들부터 하나씩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자.

keyword